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고속철 개통을 앞둔 지난 3월 말 부산역 광장이 새로 조성될 당시부터 광장 일대에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더니 최근 들어 악취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특히 습기가 많고 더운 날씨에는 견디기 힘든 악취가 풍긴다는 것이다. 악취는 고속철 상징물 주변에 조성된 5백여 평 규모의 휴식공간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인근 주민 박아무개씨(55)는 “새로 광장이 조성된 뒤로 화학물질이 썩는 냄새인지 분뇨 냄새인지 모를 이상한 냄새가 나고 있다”며 “이 상태로는 부산의 관문이자 시민 휴식공간이라는 제 역할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할 동구청과 광장 조성공사 시공사 등 관련기관들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미룬 채 단순 조치만 반복하며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역 광장 조성공사 시공사인 K건설은 기존 아스팔트 바닥에 80mm 두께로 모래를 깔고 그 위에 점토 벽돌을 깔았을 뿐 악취 발생지점 주변에서 하수관로나 맨홀 공사는 전혀 하지 않아 공사와 악취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노숙자들의 음식물 쓰레기나 용변 냄새가 벽돌에 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동구청은 벽돌 아래에 이물질이 섞여 있거나 공사 자재에서 냄새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면서 지난 7일 2.5t 물차를 동원해 주변 청소를 벌이고 가로수 흙을 파내 냄새가 나는지를 확인하는 등 관련 부서 직원들이 번갈아 확인 작업을 벌였으나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