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룸살롱의 접대부. | ||
1백 명이 넘는 아가씨들을 잔뜩 대기시켜 놓고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이들의 공세에 국내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너도나도 이곳으로 몰리고 있다. <일요신문> 취재진은 특별히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룸살롱 문화가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현장인 중국 북경의 조양구와 태국 방콕을 직접 찾아서 그 실태를 살펴 보았다.
태국 한 업소에 ‘특A급 미녀’ 6백명 대기
태국은 ‘낮보다 밤에 볼 것이 더 많다’고 말할 정도의 세계적인 매춘 관광지다. 나이트 클럽, 가라오케, 룸살롱, 게이바, 철봉집 등 그 현란한 업종만큼이나 쾌락과 환락의 도시로 유명하다. 특히 그 중에서도 아시아 최대의 룸살롱이라고 불리는 P업소는 모든 남성 관광객들이 한번쯤 가봤으면 하는 곳으로 첫손가락에 꼽히고 있다.
최근 이 업소에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룸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기자가 직접 현지를 찾았다. 질펀하게 놀기로 유명한 국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이 방은 현지에서도 단연 화제였다.
방콕 시내에 위치한 P룸살롱은 일단 그 외관부터가 ‘압도적’이다. 총 3층 규모의 건물에 휘황찬란한 조명, 그리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보는 이로 하여금 기를 죽게 만든다. 이곳은 그 규모면에서 아시아 최대를 자랑하고 있다. 태국으로 관광을 가는 대다수의 남성들이 한번쯤은 이야기 들었을 법한 ‘밤의 관광지’이기도 하다.
룸살롱의 운영 시스템 자체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일단 입장을 하게 되면 방을 배정 받고 ‘나가요걸’을 선택하는 ‘초이스’ 시간을 갖는 것도 비슷하다. 우선 방의 규모 면에서 한국의 룸살롱과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었다. 이곳에서 가장 큰 룸은 무려 1백여평이 넘고 작은 방이라고 해도 최소한 40~50평 수준. 그렇다고 한 방에 수십명씩 한꺼번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많아야 4~5명 정도가 일행의 전부다. 그러니까 약간 과장하자면 ‘룸 안에서 사람 찾기’를 해야할 형편이다. 이러다 보니 소위 ‘2차’라는 것도 아예 방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 태국의 한 룸살롱에서 손님과 접대부가 노래를 부르며 춤추고 있다. | ||
각 방마다 각기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특징. 중국풍 태국풍 한국풍 등 전 세계의 다양한 국가의 인테리어를 구비해놓았기 때문에 원하는 곳을 선택해서 들어갈 수가 있다. 전체 방의 개수는 대략 40개. 방 한 개의 평수가 워낙 크다 보니 전체적 방의 개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셈이다.
아가씨들의 수준도 특A급을 자랑한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의 자랑이다. 피부의 색깔만 감안한다면 태국여성들은 대개 두 가지 부류로 나눠지는데, 이곳 원주민 특유의 거무튀튀한 피부를 가진 여성들보다는 P룸살롱의 나가요걸들은 거의 모두가 하얀 피부를 가진 이국적 미인들로 이뤄져 있었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방콕의 예쁜 미녀들은 모두 P룸살롱에 모여있다”는 말이 정설처럼 떠돈다고 한다.
또한 일부 여성 연예인들도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 한 웨이터의 귀띔. ‘쿤’이라는 이름을 가진 태국인 웨이터는 “대형 스타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TV에 얼굴을 비춘 여성 연예인들이 이곳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며 “심지어 TV 출연을 통해 이곳에서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연예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P룸살롱에서 일하는 나가요걸들은 무려 6백여 명. 한국 남성들에게 이곳 P룸살롱이 ‘쾌락의 천국’으로 불리고 있는 이유다. 반면 가격은 한국에 비해 저렴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대략 3명 정도가 강남의 고급 룸살롱에서 술을 먹으려면 최소한 2백만∼3백만원이 드는 것이 사실. 하지만 방콕에서는 최대 1백만원이면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하다.
또한 이곳 여성들은 한류 열풍으로 한국인에 대한 동경이 높기 때문에 특히 한국룸이 대단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이곳 관계자는 귀띔한다. 소위 ‘마마’라고 불리는 한국의 ‘마담’격인 한 여성은 “까오리(코리아) 남성들이라고 하면 아가씨들이 초이스를 받으려고 굉장히 애를 많이 쓴다”며 “일단 돈이 많다는 인식도 있고 잘 되면 남자들을 따라 한국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태국 가이드를 하고 있다는 정씨 역시 한국에서 ‘좀 놀았다’고 말할 정도로 밤문화를 섭렵했던 인물. 하지만 그는 P룸살롱에 가본 뒤부터는 한국 룸살롱이 ‘장난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일단 P룸살롱에 들어가 술을 먹으면 소위 ‘가빠’가 선다. 마치 왕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파트너를 고를 때까지 무한정 ‘초이스’ 할 수 있고, 거기다 가격도 부담되지 않기 때문에 마치 하늘을 날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한국의 룸살롱들은 ‘장난’ 수준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소위 ‘오버’를 하는 한국 남성들이 때론 추태를 부리기도 한다. 한 남성은 혼자 P룸살롱에 와서 무려 10여 명의 나가요걸을 혼자 룸으로 데리고 들어와서 마치 ‘황제’가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태국에서는 각종 신종 마약류를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느끼지 못하는 환락을 누리려는 한국 남성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현재 태국에서 유행하는 신종 마약으로는 ‘아이스’, ‘야바’, ‘EK’ 등이 있다. 모두 술과 함께 먹으면 그 즉시에서 효과가 나타나고 나가요걸들도 마약복용을 꺼려하지 않기 때문에 아예 마약을 사 가지고 룸살롱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지인들도 한국인들의 지나친 쾌락문화를 경계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태국인 ‘메이’씨는 “미국이나 유럽인들도 난잡하게 노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인들은 좀 더 특이하다”며 “엄청나게 들이마시는 술도 그렇지만 취하면 여성들을 짓궂게 괴롭히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국 방콕=이남훈 프리랜서
▲ 중국의 한국식 룸살룽에서 ‘아가씨’들이 손님의 간택을 기다리고 있다. | ||
중국을 찾는 국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북경시내 동북쪽에 위치한 조양구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의 밤문화를 즐기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일까. 아예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룸살롱까지 등장했다는 소식이다. 기자는 지난 5월초 화제의 현장인 북경시 조양구를 직접 찾았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현란한 빛을 내뿜는 조양구 거리는 여느 북경시내 거리보다 돈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곳이다. 이곳에는 대형 음식점이나 나이트클럽 등이 밀집해 있다. 또 중국내 어디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별천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P룸살롱과 H룸살롱이 바로 그곳. 두 곳 모두 분위기는 한국의 룸살롱과 흡사하다. 실내 인테리어나 다른 시설은 강남의 업소가 연상될 정도로 최고급 수준이다. 규모면에서도 P룸살롱의 경우 룸만 30개이고, 대기하는 아가씨가 2백여 명 선에 이른다. H룸살롱은 이에 비해 절반 정도의 규모로 알려져 있다.
두 업소는 차로 약 5분 거리에 인접해 있는데, 주변에 한국 음식점은 물론 광동식, 사천식 그리고 북한식 음식점들이 모여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내 관광객들은 이곳 음식점에서 일단 1차를 하고 룸살롱을 다음 코스로 선택하고 있다.
업소를 찾아 마담의 안내에 따라 룸으로 들어가면 파트너를 고르는 과정이 기다린다. 이때 한국 남성들은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우선 놀란다. 한국처럼 2∼3배 정도에서 아가씨를 고르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4명의 손님을 위해 1차로 15명의 아가씨들이 선을 보인다. 여기엔 5명 정도의 조선족 아가씨들도 포함되어 있다.
자신을 ‘강’이라고 소개한 H룸살롱의 마담에 따르면 이곳에는 룸이 모두 18개 있는데, 아가씨는 1백50명 정도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보통 한 개 룸에 4명 정도의 남성들이 들어갈 수 있으니 계산상으로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아가씨는 손님 옆에 앉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룸으로 입장하는 아가씨들의 눈빛은 한결같이 손님을 간절히 바라는 듯 아주 적극적이다. 이곳을 중국 사업 파트너와 즐겨 찾는다는 벤처기업 사장 이아무개씨(30)는 “처음엔 조선족 여성들이 인기가 높았는데, 이제는 한족 여성들이 훨씬 낫다”고 귀띔했다. 조선족 아가씨들이 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보니 한족에 비해 서비스가 다소 소홀해졌다는 것. 최근에는 속칭 ‘2차’를 빼기도 할 정도로 조선족여성이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 비해 한족은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단점은 있지만 웬만한 의사소통 정도는 가능하고 조선족에 비해 더 화끈(?)하다는 것. 오히려 2차도 아가씨들이 더 원할 정도로 적극성을 보인다는 것이 이씨의 전언이다.
이곳에서 한국 남성들이 한결같이 2차를 선호하는 것도 뚜렷한 특징이다. 한국의 2차와는 달리 이곳은 아침까지 아가씨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밤을 함께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 중국차를 나눠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시간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최근에는 중국을 자주 방문하는 국내 사업가와 관광객들 가운데서 아예 조양구 거리의 단골 손님이 부쩍 많이 생겼다고 한다. 아예 선수가 되어버린 일부 국내 남성들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떠날 때 잊지 않고 콘돔을 따로 챙기기도 한다는 것.
중국제에 대한 불신 탓도 있지만 이곳 현지의 아가씨들은 하루를 위해 1개만 준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 조양구 룸살롱의 최대 승부처 역시 저렴한 가격이다. 국산양주 1병과 안주 가격은 이곳 화폐로 8백위엔이다. 우리로 치면 12만원 꼴이 된다. 또 2차 비용은 1천위엔, 한국돈 15만원이다. 결국 우리나라와 비교해 절반 정도 싼 가격인데 항공료와 관광비용을 합쳐야 한국 룸살롱을 찾은 가격과 맞먹게 된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말이다.
이곳은 아가씨들의 의상이나 인테리어 그리고 접대에서 거의 모든 것을 한국 룸살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곳의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현지 업소 운영자가 한국인이거나 한국인이 뒤에서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사실상 한국의 룸살롱 문화가 중국에 수출된 것. 또 일부 업소는 한국인과 현지 중국인이 반반의 지분을 가지고 운영하기도 한다. 한국 남성들을 상대하기 위해 일부 새끼 마담들은 아예 한국의 강남이나 북창동 등의 룸살롱에서 현지 수업을 받고 오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이곳 역시 폭력조직과 연계하여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조양구 거리는 흑룡강 출신 조선족과 연길파가 극심한 세력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 이 과정에서 몇 년 전에는 흑룡강파 두목이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중국 조양=유영민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