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담양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가사(歌辭)문학의 산실로 매년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면앙정(사진·도 기념물 6호)과 식영정, 송강정(도 기념물 1호), 독수정(도기념물 61호) 등 주요 정자(亭子)의 편액이 제대로 읽을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 목판에 가사 등을 새긴 이 편액은 정자 서까래 아래에 걸려 있으며 대부분 2백~3백 년 된 중요한 문화재로 주요 정자에만 30여 개가 걸려있다.
실제로 봉산면 제월리 소재 면앙정의 경우 송순이 지은 ‘면앙정삼십영’과 ‘면앙정가’ 등의 편액 활자가 심하게 손상됐다. 또 송강 정철이 ‘성산별곡’을 지은 남면 지곡리 식영정이나 사미인곡을 지은 송강정(고서면 원강리) 편액도 탁본행위로 중간중간 글씨를 제대로 알 수 없을 정도다.
이 같은 탁본행위는 주로 서예 연구가나 학생들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탁본이 잘 되도록 화학약품까지 사용, 활자 훼손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담양군은 관리인력 부족을 이유로 사실상 단속이나 지도점검의 손길을 놓고 있으며 주요 정자에 걸려 있는 편액의 개수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문화재 형상변경 절차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수십억원을 들여 건립한 가사문학관에 이 편액을 보관하지도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담양군 관계자는 “조만간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벌여 관리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무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