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별별 상품 따라잡기

썸여행·좀비런…‘어디까지 사봤니?’

[일요신문] 최근 한 소셜커머스(사회적관계망을 활용한 전자상거래) 업체가 룸살롱 할인 티켓을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하다하다 이제 별걸 다 판다는 지탄을 받았지만 곧 해프닝으로 끝났다. 해당 업소가 기존에 룸살롱 영업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술집으로 확장했고, 소셜커머스 업체는 이 일반 술집의 패키지 상품을 판매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오해는 소셜커머스 업체가 별별 상품을 다 팔기 때문에 사실처럼 여겨졌다. 최근 소셜커머스업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요즘 젊은 층에서는 식사 전 소셜커머스부터 훑어보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주변에 어떤 업체가 할인하는지, 할인하는 업체가 있다면 어떤 곳이 ‘맛집’인지 검색해보는 것이다. 사실 소셜커머스는 음식점, 카페 등의 자영업자들과 연계해 할인 쿠폰을 파는 개념에서 시작됐다. 소비자들은 같은 상품을 싸게 즐길 수 있어 좋고, 자영업자도 홍보와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 인기를 얻었다. 이렇게 출발한 소셜커머스는 이후 점차 외연을 넓혀갔다. 처음의 음식점, 카페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게 됐다.  

미용실, 네일 아트, 마사지, 피부 관리 등은 소셜커머스를 통해 구입하면 할인을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서비스다. 30~50%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여가 생활도 소셜커머스를 이용한다면 값 싸게 즐길 수 있다. 노래방, 멀티방, 영화, 공연뿐만 아니라 꽃 배달, 사진관에다가 세차에서 선팅까지 소셜커머스에서 이용 가능하다. 소셜커머스를 이용한다면 거의 모든 서비스에서 할인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서비스 업체들을 이용하기 전에 이전에 해당 업체를 이용해봤던 평이나 업체 Q&A(질문·답변) 게시판을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비스의 질이 업체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관람 때 유용한 ‘맥주모자’.

소셜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음식점이나 서비스는 가게마다 차이가 있다. 따라서 소셜커머스를 처음 이용해본다면 생필품처럼 자주 구입하면서 품질이 일정한 상품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소셜커머스를 통해 인기를 얻거나 활성화된 이색적인 서비스들도 있다. 사주를 보는 점집에서 할인을 받는다거나, 부적이 판매되기도 한다. 한 소셜커머스 업체가 방송 프로그램을 차용해 만든 ‘싱글남녀의 썸여행’은 현재까지 1만 1000명이 참여한 히트 상품이 됐다. 도망자인 일반 시민과 그들을 추격하는 좀비로 구성돼 게임을 하는 ‘좀비런’이란 이름의 상품도 인터넷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이색 상품도 눈에 띈다. 한 소셜커머스 업체는 ‘두 손 편안하게 맥주를 즐기자’는 광고로 ‘맥주모자’를 판매했다. 이 모자는 야구나 축구 등의 스포츠 관람시 그 효과를 볼 수 있는데 모자에 컵을 끼울 수 있고 그 컵에 빨대가 연결돼 빨대만 빨면 손으로는 응원을 하며 간편하게 맥주나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니플 밴드’도 눈길을 끈다. 여름에 남자들은 셔츠 한 장만 입고 생활하는 때가 많다. 이때 가슴이 비쳐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파스처럼 붙이는 상품이다. 여성용으로 치면 누드 브라 정도랄까? 이 상품은 매진에 성공했고 오픈마켓(온라인 장터)등으로 퍼져나갔다. 

김태현 기자 [e-mail]
 

소셜커머스발 온라인몰 지각변동 출범 4년 만에 오픈마켓 턱밑 추격 소셜커머스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지각변동이 심상치 않다. 수년간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G마켓, 11번가, 옥션으로 대표되는 오픈마켓의 차지였다. 이들에게는 따라오는 추격자도, 별다른 위협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갓 4년차를 맞은 소셜커머스 시장이 이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소셜커머스의 태생은 지역 자영업자의 할인 쿠폰에서 시작됐지만 현재 소셜커머스 매출 중 지역 상품 매출 비중은 20%를 넘지 못한다. 그래서 더 이상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쿠팡, 티켓몬스터(티몬) 등의 업체를 소셜커머스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소셜커머스, 오픈마켓으로 분리해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온라인 쇼핑몰로 합쳐봐야 한다는 것이다.  닐슨코리안클릭의 지난 3월 자료에 따르면 한국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오픈마켓의 등 뒤까지 바짝 추격해왔다. 위메프는 오픈마켓 3사 바로 뒤인 4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소셜커머스 업계의 가파른 상승세에 대해 소셜커머스 업계 관계자들은 한 상품을 선택하기 위해 몇 단계의 검색을 거쳐야하는 오픈마켓의 구매 피로도와 대비돼 소셜커머스 MD(상품기획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가 직접 상품을 선택해서 정리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와 가품(가짜)이나 불량품에 관해 소셜커머스 업체 자체적으로 보상해주는 신뢰가 있다고 분석한다.  전체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소셜커머스 3사끼리도 치열한 순위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 1위를 두고 티몬과 쿠팡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사이 조용히 있던 위메프가 치고 나왔다. 위메프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서진과 이승기, 두 명의 톱 모델을 활용한 TV 광고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였다. 한때 위메프는 매출액의 80%를 광고비와 판매촉진비에 쓰며 마케팅에 ‘올인’했다. 이 같은 전략으로 위메프는 지난해 11월부터 소셜커머스 업계 방문자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전문가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약진이 대단하다”며 “최근 소셜커머스의 성공 배경에는 오픈마켓과는 달리 소셜커머스 업체가 문제가 된 상품을 자체적으로 보상해주는 신뢰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소셜커머스가 상대적으로 보기 편하게 정리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앞으로 국내 업체끼리의 경쟁도 있지만 아마존의 한국 진출이 가시화되는 등 시장 외부에서의 충격도 예고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