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이문동 사건’ 현장검증을 하고 있는 유영철. 지난 19일 하늘색 ‘아빠 마스크’가 논란을 일으키자 그날 이후엔 하얀 마스크로 바뀌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그러나 확인한 결과 이는 사실과 전혀 달랐다.
‘아빠’ 마스크는 이 사건을 담당한 기동수사대 수사반장의 마스크였다. 처음 유씨가 마스크를 쓰게 된 것도 유영철 자신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검거된 뒤 유씨는 “당신들에게 수사권이 있지만 나에게는 인권이 있다”며 “내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마스크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 뒤 수사반장이 지니고 있던 하늘색 마스크를 건네줬다는 것.
이 마스크는 수사반장의 대학 다니는 딸이 엄마와 아빠의 마스크를 구별하기 위해 마스크 안쪽에 검은색 사인펜으로 ‘아빠’라고 써놓은 것이다. 자세히 보면 유씨의 원룸에서 발견된 노트의 글씨체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씨는 처음 언론에 공개될 때부터 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나 안감에 써넣은 글씨는 보이지 않았다. 유씨가 19일 현장검증을 하던 중 마스크를 거꾸로 뒤집어쓰면서 이 ‘아빠’라는 글씨가 언론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이다. 당시 취재기자들 사이에서 “저 마스크가 원래 유씨의 것이냐”, “아빠라는 글씨는 유씨가 쓴 것이냐” 등 갖가지 의문이 일었다.
일부 언론에서 ‘아빠’ 마스크를 놓고 ‘연쇄 살인범의 애타는 부정’ 식으로 보도를 하자 경찰 관계자는 지난 21일 ‘마스크의 진실’을 밝혔다. 경찰은 다음 날 바로 유씨의 ‘아빠’ 마스크를 흰색 마스크로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