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양은씨 | ||
현재 폭력계 수사관들은 김씨의 옛 조직원들의 동정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다. 부두목이자 오랜 친구로 알려진 사업가 이아무개씨와 범서방파의 방계조직인 D파의 이아무개씨 등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중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아우’들은 모두 출감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시 서방파의 부두목으로 알려진 이아무개씨와 행동대장 오아무개씨, 김씨의 개인 비서격이었던 김아무개씨 등이 모두 김씨의 최측근들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한때 범서방파에서만 수백 명의 조직원들을 거느렸고, 또 신우회 결성 등으로 지방 토착 주먹들과도 연계했던 전력 탓에 과거 조폭 족보까지 다시 들춰내고 있을 정도.
서울시경의 한 관계자는 “김씨 자신은 정말 손을 씻기로 결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직의 생리상 보스가 나오면 주변 부하들이 모여들게 되어 있다. 이미 과거 조양은씨의 경우를 통해서도 이는 잘 드러나지 않았느냐”며 “김씨가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사람들이 김씨 이름 석자를 어떻게든 이용하기 위해 과거의 보스를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에 목포의 한 유명한 조폭 보스가 한 지방 기업가로부터 수천만원대의 뇌물을 받고 구속된 예가 있듯이 아직도 왕년의 전국구 조폭 세력들은 그 이름 석자만으로도 이 바닥에서는 통하는 경우가 많다”며 “본인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주먹 세계에서는 아직도 김태촌이라는 이름이 통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3대 패밀리’ 보스들의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미 출소해서 현재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조양은씨와 미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동재씨가 그들. 조씨는 김씨나 이씨 등에 대한 질문에 “지금 나한테 그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실례”라며 불쾌하다는 뜻을 밝혔다.
조씨나 이씨와는 달리 호남파 원로 주먹들을 깍듯이 대접하며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던 김씨의 처세 탓에 경찰 주변에선 호남파 주먹 선배들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호남 출신의 한 원로주먹은 “양은이나 동재는 다소 독불장군식이었지만 태촌이는 선배를 잘 챙기는 편이었다”며 “이제 태촌이 나이도 환갑을 바라보는데 무슨 힘이 있겠느냐. 다 옛날 얘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