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열린 북한인권문제 토론회에 참석한 황장엽씨. | ||
그는 처음 북한 망명정부 대표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선 비교적 차분히 대답했으나, 엄씨와 엄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시시한 문제를 갖고 왜 그러느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다음은 황씨와의 일문일답.
─내년에 일본에서 수립될 것으로 알려진 북한 망명정부의 대표로 추대된다는 얘기가 있다.
▲누가 (나한테) 와서 (그런 기사가) 났다고 얘기해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망명정부 대표 추대를 수락할 것인가.
▲그것에 대해 내 입장을 밝혔는데, (대표를 맡을) 생각이 없다.
─다른 내용의 질문을 하겠다. 엄아무개씨를 잘 아는가.
▲(이 질문에 그는 잠시 머뭇거린 후) 알고 있다. 그런데 왜 그런가.
─취재진이 엄씨를 만나고 왔다.
▲거기 어딘가.
─<일요신문>이다.
▲<일요신문>이 왜 ‘자꾸’ 그런 것을 물어보나.
이날 인터뷰 전까지 기자는 한 번도 황씨에게 엄씨와 엄군에 관해 질문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일요신문>이 취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누군가를 통해 자신과 엄씨, 엄군의 관계 등에 대해 취재중이라는 전갈을 받은 것 같았다.
─우리가 황 선생님에게 어떤 것을 물어봤다는 것인가.
▲쓸데없는 것들, 나라의 정체성과 관련해 중요한 문제가 많은데 왜 당신네들은 그런 시시한 문제를 가지고 자꾸 얘기하나.
─황 선생님의 아들이라서 궁금하기 때문이다.
▲내가 중요한 존재도 아닌데, 나한테 자꾸 그런 것 얘기할 필요도 없다. 기자라면 나라의 정치 방향을 잘 연구해 가지고 국민들에게 잘 알려주는 게 전부다.
─엄씨에게서 연락을 받았나.
▲그 사람은 내 비서 일은 한 적이 있어. 그런데 왜 자꾸 그걸 가지고 그러나.
─엄아무개군이 선생님의 아들 맞지 않나.
▲엄아무개군인지 뭔지 얘기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그거 왜 자꾸 물어보나. 주필이 누구인가. 그 사람(에게 전화를) 바꿔라(이 대목에서 그는 상당히 격분했다).
─그렇게까지 화를 낼 필요는 없지 않나.
▲난 북한에 있을 때부터 언론기관이 중요하다고 말해왔다. 삼권분립 이외에 언론이 사상적으로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당당하게 가야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내가 여기 와서 거기에 대해 환멸을 느꼈다.
─어떤 면에서 환멸을 느꼈다는 것인가.
▲친북 세력들이 창성하는데 당신네들(언론)은 그걸 어떻게 저지시킬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인식시키는 데 중심을 둬야 한다. 그런데 자꾸 그런 ‘기이한 문제’만 가지고 그러느냔 말이다.
─선생님이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개인 문제에도 관심이 큰 것이다.
▲그런 얘기할 필요도 없지 않나 말야. 왜 중요한 문제를 가지고 얘기하지 않고 그런 ‘시시한 문제’를 가지고 생각하는가.
─엄군 문제가 ‘시시한 문제’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 어디서 교육을 받았어. 젊은 사람들이 우리 민족의 장래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서 바로 잡아야지. 나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 당신네 주필을 데리고 와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