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해 목표에 ‘자기 정화 작업’을 살짝 넣어보는 건 어떨까요. 먹고 사는 문제 못지않게 자신의 내면을 돌보고 가꾸는 일도 인생의 큰 성취입니다. 때 묻지 않은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영혼으로 산다면 팍팍한 세상과도, 사람과도 잘 융화되어 자기중심을 잃지 않고 청청(靑靑)하게 살 수 있습니다. 책 읽고 명상하고 혼자만의 시간도 갖고, 무소유도 실천하면서 마음 청소를 해봅니다.
덕지덕지 붙은 마음속 ‘때’는 일상의 사소한 즐거움으로 벗겨낼 수 있습니다. 아침 기도 시간에 전등 대신 촛불을 켜는데 불 밝히는 순간의 경건함이 참 좋습니다. 말차를 마실 때마다 스푼으로 젓는 동작은 정신을 집중시키고 마음을 고요하게 해줍니다. 집 근처를 산책하는 일은 소풍 가듯 언제나 설렙니다. 요즘 새로 붙인 재미는 노래입니다. 노래에 인색하게 살았던 게 싫어서 하루에 한 곡씩 찬송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처음엔 어색해 못 듣겠더니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재미있습니다. 사는 게 즐겁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정신은 없고 겉치레만 요란한 삶이 풍기는 악취에 머리가 지끈거리다가도 일하다 보면 거기에 젖어들고 맙니다. 자연에서 정화된 마음에 다시 가시가 돋고 그들이 지지요. 그럴 땐 ‘사람’을 만납니다. 그냥 사람이 아니라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맑은 사람’입니다. 밝은 기운을 가진 사람과 함께 하면 영혼이 별이 됩니다.
새해에는 자연과 사람, 일상의 잔잔한 즐거움을 통해 내면을 순화하고 그로 인해 밝은 기운을 서로 전하고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