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TV 오락 프로그램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곁들인 톡톡 튀는 입담으로 인기를 모은 전남대 일문과 미즈노 순페이 교수가 일본의 극우 인사라는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 1월30일 미즈노 교수가 일본 니혼TV의 토론 프로그램에서 “한국인은 성형을 좋아한다” 등 한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사이버상에서 급속히 퍼지면서 ‘친한파처럼 보이는 미즈노 교수가 실상은 일본의 극우인사’라는 ‘설’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는 것.
특히 지난 2002년부터 줄곧 미즈노 교수가 일본의 극우인사라고 주장해온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강사 장팔현씨가 오는 3월 미즈노 교수의 극우 행적을 담은 책을 출간할 것으로 알려져 파문은 더욱 확산 일로에 있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미즈노 교수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나서 두 사람의 논쟁은 자칫하면 법정 대결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미즈노 교수가 일본 극우 인사라는 주장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2002년 12월. 당시 장씨가 ‘일본에서 발간된 미즈노 교수의 저서에서 한국 비하 내용을 발견했다’는 글을 지방의 한 신문사에 기고하면서다.
장씨가 미즈노 교수를 극우 인사라고 판단한 것은 2002년 8월. 장씨는 일본에서 석·박사 연수중 우연하게 한 서점에서 미즈노 교수가 출간한 <한국인의 일본위사(韓國人の日本僞史)>와 <엉터리책, 한국전쟁발발(韓日戰爭勃發)!?>이라는 서적을 접했는데, 이 두 책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장씨는 귀국 후 2002년 말부터 2003년 초까지 당시 미즈노 교수가 출연하던 KBS <좋은나라 운동본부>와 전남대측에 미즈노 교수에 대한 검증론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또한 2월부터는 한 인터넷 뉴스 매체에 미즈노 교수에 관한 글을 연재하기도 했다.
장씨는 미즈노 교수가 ▲<한국인의 일본 위사>에서 “‘천황은 한국인이다’, ‘일본해는 원래 한국해였다’는 것 등은 모두 한국인에 의한 대표적인 역사 왜곡이다”라고 언급한 부분과 ▲ <엉터리책…>에서 백낙범의 <1999 한일전쟁>, 이규형의 <일본대란> 등 국내 저자들이 집필한 일본 관련 서적 34권을 강도 높게 비판한 부분 등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일본 우익 단체들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미즈노 교수의 정체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장씨는 “미즈노 교수가 한·일 국민간의 건전한 교류를 방해하고 일본인들에게 나쁜 한국인관만을 퍼트리는 ‘종양’에 지나지 않는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미즈노 교수는 그해 3월 <엉터리책…>의 번역본인 <한국인을 바보로 만드는 엉터리책 비판>을 출간하면서 한 발도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인의 입맛에 따라 고쳐 쓰지 않고 그대로 번역했다. 욕을 먹을 수도 있지만 잘못된 것은 분명히 잡아야 한다”고 맞섰다.
이후에도 극우 논쟁이 거세지자 결국 6월 미즈노 교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도중하차했다. <한국인의 일본위사>의 국내 번역본을 출간하려는 계획도 유야무야됐다.
미즈노 교수의 방송 출연이 뜸해지면서 1년 7개월여 동안 잠잠하던 극우 논쟁은 지난 1월30일 니혼TV에 출연한 미즈노 교수의 ‘한국인 성형 발언’을 한 인터넷 매체에서 문제 삼으면서 또 다시 고개를 든 상황.
특히 한국측 패널로 출연했던 미즈노 교수가 한일합방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일본 극우패널의 발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이버상에서는 미즈노 교수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
미즈노 교수는 한류열풍과 한국의 문화를 소재로 다룬 <제너레이션 정글>이라는 토론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성형수술, 취업, 징병 문제에 관해 자신의 경험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형에 대해서는 “아내가 운영하는 미용실을 찾는 사람들 중 성형수술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측 패널이었던 미즈노 교수는 “한일합방은 한국이 원해서 이루어졌다”는 일본 극우 패널들의 발언에 아무런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미즈노 교수는 오로지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삼아야 한다”는 말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사이버상에서 미즈노 교수가 극우 인사냐, 아니냐를 놓고 네티즌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씨는 3월 말 미즈노 교수의 극우 행적을 담은 <미즈노를 통해 본 일본(가제)>이라는 책을 출간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일본의 지인들을 통해 미즈노 교수가 최근 일본의 각종 일간지나 우익 단체 잡지 등에 기고한 글 등 극우 인사라는 점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확보중에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 “너무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장씨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러한 지적은 10%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충분한 자료 검토 후 책을 통해 미즈노 교수가 한·일 역사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일본에 유리한 주장만을 ‘강변’하고,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부정적 시각을 강화시킬 인물이라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대해 미즈노 교수는 장씨의 주장이 허무맹랑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그러나 이전처럼 관망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자신을 해명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미즈노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장씨와 논쟁하는 것은 값어치 없는 짓이라고 생각해 참아왔으나 나를 우익, 국수주의자로 계속 몰아세우며 음해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미즈노 교수는 자신이 일본 극우인사라는 설이 계속 나돌고 있는 부분에 대해 “나는 극우파가 절대 아니다. 동해를 일본해라고 말한 적도 없고,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한 적도 없다. 동해 문제에 대해서는 단지 한국 언론에서 과거의 지도를 해석하고, 동해를 한국해로 결론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오류들을 지적했던 것이다. 내가 책을 쓴 의도는 일본 역사에 관한 상식 이하의 역사 왜곡에 대해 적절한 비판을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어떠한 개인을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한 3월 말 출간될 장씨의 책에 대해서는 “책을 읽어보고 나서 생각을 정리하겠다. 여차하면 법정 소송도 하겠다”고 밝혔다. 2월28일부로 전남대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미즈노 교수는 계속 한국에 남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당분간 새로운 학교를 알아본 후, 여의치 않으면 일본으로 돌아가겠다는 계획이다.
‘친한파’냐 아니면 ‘일본 극우냐’를 놓고 벌이는 한·일 교육자 간의 2라운드 대결. 사태는 자칫 법정에서 시비를 가려야 할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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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06 08: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