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충돌도 배제할 수 없다”
▲ 19일 독도를 방문한 허준영 경찰청장 일행이 독도 경비대원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
이에 대해 학계 일부에서는 조심스럽게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일본의 야욕을 간파하고 이른바 일본의 ‘독도 점거 6단계 시나리오’를 제시했던 군사문제전문가 배진수 박사는 “일본은 이미 1단계인 자국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넘어서서 현재는 2단계를 마무리하고 3단계 진입을 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가 말하는 2단계란 독도의 분쟁화 여건 조성이며, 3단계란 자국 내 헌법 개정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한 유엔총회 상정이다. [관련기사 14·15면]
일본이 이미 3단계의 전초 작업으로 지난 99년 한일어업협정 당시 독도를 한일 양국간의 공동관리수역으로 설정하는 치밀함까지 보이고 있다는 것. 공동수역관리 설정으로 2단계는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지적이다.
배 박사는 “현재 일본의 움직임은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가기 위한 명분 축적용”이라며 “결국 우리가 이 문제를 재판소로 끌고가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일본은 이 문제를 유엔에 상정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유엔 총회의 경우 두 나라 가운데 한 나라만이라도 영토 문제에 대한 국제 조정을 요구하며 상정할 경우 이를 100% 다 받아준다는 것이다. 실제 그리스와 터키의 도서 분쟁 등 이와 같은 국제적 사례도 많았다고 한다.
배 박사는 향후 일본의 우익 세력들이 자꾸 독도에 출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해서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에서 독도 문제가 쟁점화되고 긴장이 조성되면 결국 이 문제는 유엔 안보리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본이 바라는 ‘4단계’에 해당한다.
배 박사는 “현재 일본은 끊임없이 국제 사회 로비를 통해 자국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며 “일본의 ‘꿈’이 실현될 경우 유엔안보리에 회부되는 독도 문제는 더더욱 우리를 곤혹스럽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지금 우리가 바짝 정신을 차리고 준비해야 할 것은 5단계인 국제사법재판소로 가게 될 상황까지 상정해서 필요한 모든 역사적 자료들과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들을 확보해 두는 것”이라며 “더더욱 일본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장 끔찍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양국간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배 박사는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경우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칠레 편을 들었지만 아르헨티나가 이에 불복해서 결국 두 나라가 전쟁을 벌인 바 있다”며 “결국 어느 한 나라가 승복할 수 없을 때에는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가 전망하는 최종 ‘6단계’는 전쟁 가능성이다.
한일 양국의 가상 전쟁 시나리오 소설 <동해>와 <남해> 등을 잇따라 발간해서 화제를 모았던 소설가 김경진씨는 “아르헨티나 칠레의 경우와는 달리, 한일 양국은 미국이라는 제3국이 버티고 있는 이상 전면전은 일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하지만 독도 문제가 국제적인 쟁점화가 되고 관심사항으로 대두되면 양측 민간인들 사이의 무력 충돌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이 와중에서 자칫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고가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렇게 될 경우 마치 전쟁 직전 같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6단계 시나리오
1.영유권 주장
2.분쟁화 여건 조성
3.개헌·유엔총회 상정
4.유엔안보리 회부
5.국제사법재판소 제소
6.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