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관심은 이 씨에게 집중됐다. 병무청이 밝힌 이 씨에 대한 설명은 대략 다음과 같다. 우선 이 씨는 2000년대 후반부터 지상파 드라마에 출연해 왔으며 2011년부터 현재까지 16회에 걸쳐 일본에서 팬 미팅에 참석하는 등 정상적인 연예계 활동을 해왔다. 그럼에도 한 달 동안 입원 치료를 받으며 ‘대중 앞에 서는 것이 두렵다’, ‘환청이 들린다’ 등의 얘기로 담당 의사까지 속여 진단서를 발급 받았으며 이를 활용해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
관건은 이 씨가 누구냐다. 병무청의 설명에 따르면 이 씨는 한류 스타다. 게다가 일본에서 팬 미팅 행사를 가졌다는 의미는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연예인이라는 의미다. 이로 인해 주연급 배우 이 씨가 병역기피 연예인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전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 이 아무개 씨가 문제의 병역기피 연예인이라는 얘기도 있다. 소위 말하는 ‘듣보잡’ 연예인으로 이 씨는 이름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도 프로필이 등장하지 않을 정도다. 그냥 ‘이 아무개’로 검색하면 아무런 정보가 나오지 않고 ‘배우 이 아무개’라고 검색하면 간략한 프로필이 나오지만 전혀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연예인이다. 이런 그가 일본에서 팬 미팅 행사를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을 리 만무하지만 병무청의 설명이 다소 확대 해석됐을 수도 있다. 자신의 팬 미팅이 아닌 다른 연예인의 팬 미팅에 게스트나 스태프 등으로 참석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병무청은 이 씨의 실명이 공개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심하는 눈치다. 과거 병역비리 사건 당시와는 전혀 다른 행보다. 한 연예관계자는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으로 국방부가 곤란한 상황인데 만약 병역기피 연예인이 인기 스타 이 씨일 경우 이토록 실명 공개를 조심할 까닭이 없다”면서 “오히려 유명 연예인이 아닌 무명 이 씨인 터라 계속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마치 유명 연예인이 병역 비리에 휘말린 것처럼 세간의 관심을 돌리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참 미묘한 시점에 병역기피 연예인 사건이 터졌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임 병장의
GOP 총기난사 사건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군이 위기 상황에 몰린 시점에 병무청이 해당 사건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문제의 병역기피 연예인이 인기 스타 이 씨가 아닌 무명 배우 이 씨일 경우 국방부가 여론 돌리기 용으로 이번 사건을 활용한 것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어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