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7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제공=대한축구협회
이날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은 앞서 러시아전과 알제리전 2경기에서 선발로 기용하던 박주영 대신 김신욱을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시켰다. 김신욱은 앞서 지난 알제리전에서 후반 12분 교체 출전한 바 있다.
김신욱도 알제리나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골을 뽑아내거나,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196cm의 큰 키를 가진 김신욱은 아프리카와 유럽의 장신 수비수들 사이에서도 남다른 공중볼 장악력을 선보였다.
신장이 비슷한 벨기에 수비수 다니엘 반 바이텐조차 김신욱과의 공중볼 다툼에서 힘겨워했다. 이에 전반 중반 이후에는 김신욱에게 공이 오면 벨기에 선수 2명이 붙어 밀착수비를 시도했다.
알제리전에서 한국의 두 번째 골도 김신욱의 머리에서 시작됐다. 후반 27분 높이 뜬 공을 김신욱이 헤딩으로 손흥민과 이근호에 연결해 구자철이 만회골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
출처=후스코어드닷컴(http://www.whoscored.com) 캡쳐
김신욱의 공중볼 장악 능력을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영국 축구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www.whoscored.com)에 따르면 김신욱은 1번의 선발과 1번의 교체로 출전해 100분가량을 소화했지만, 브라질 월드컵 출전 선수 중 AW(Aerial Duels Won per game) 분야에서 7.5개로 1위를 기록했다. AW는 경기당 공중볼 경합 승리 횟수를 의미한다.
2위는 2경기를 소화한 크로아티아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로, AW 5.5개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우루과이의 디에고 루가노(5개), 에콰도르 안토니오 발렌시아(4.7개), 일본의 마야 요시다(4.7개) 등이 뒤를 이었다.
김신욱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박주영 외에도 다른 형태의 공격옵션으로 적극 활용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한편 김신욱은 벨기에와의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 스트라이커로서 골을 못 넣은 것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느낀다. 월드컵에서 개인적으로 부족함을 분명 느꼈다”며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월드클래스 선수들과 부딪히며 더 많은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