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맞추면 당장 온다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 ||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죄인취급을 받아야 된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김 전 회장은 검찰수사가 불가피하다면 최대한 빨리 검찰수사를 끝내도록 검찰과 물밑접촉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사면설도 김 전 회장이 귀국을 결심하게 만드는 요소다. 특히 올해는 광복 60주년이 되는 해로 8·15 대사면 논의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라 김 전 회장의 조기 귀국론이 점쳐지기도 했었다. 특히 지난 5월15일 석가탄신일 사면 때 분식회계 관련자인 대우 이성원 전 전무, 대우자동차 김석환 전 부사장, 대우자동차 김근호 전 상무, 대우중공업 조만성 전 전무 등 9명이 사면복권 된 점도 김 전 회장의 사면을 점치게 하고 있다.
그렇지만 6월 이후에 귀국한다면 8월 사면은 힘들게 된다. 이 때문에 크리스마스 사면설이 돌고 있기도 하다.
대우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이 6월중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이미 5월26일, 6월3일 귀국 의사를 밝혔다가 번복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해외 도피생활을 더 이상 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병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늦어도 8월까지는 들어오지 않겠느냐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따라서 김 전 회장이 바라는 귀국 시나리오는 자진 귀국 후 검찰 조사를 받고 병보석으로 구속 상태를 면한 뒤 사면을 받는 것이다. 이미 대우사태에 대한 전직 임원들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난 이상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도 그 수준을 벗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대법원 판결을 받은 7명 중에서도 강병호 전 (주)대우 사장만이 징역 5년형의 실형을 받고 나머지는 집행유예를 받았다.
현재로서는 김 전 회장의 귀국 시나리오는 절반가량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구명단체들이 최근 들어 김 회장에 대한 여론 돌리기 활동을 하고 있는 데다가 대사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이 귀국 때 사과문을 발표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에 맞춰 대우건설과 국내 건설사의 베트남 신도시 건설 참여 등 그의 ‘경영 능력’을 재조명하는 ‘사업 성공담’이 해외발로 들려올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남은 것은 김 전 회장의 결심과 정치권과의 빅딜. 김 전 회장의 비자금 규모와 용처가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올지도 모르는 만큼 그의 X파일은 중요한 카드가 되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정서도 김 전 회장의 운명을 가늠하는 잣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