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좋았어? / 제발 좀 닥쳐 줄래!
상당수 여성들은 성관계가 불만족스러워도 상대방을 배려해 감정을 억제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영화 <그녀의 팬티스타킹>의 한 장면.
올해 1월 일본인 약 5000명의 성생활을 조사한 결과, “상대의 일방적인 섹스에 불만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은 여성이 남성의 7배에 달했다. 하지만, 상당수 여성이 이러한 사실을 차마 전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즉 상대방을 배려해 감정을 억제하는 여성이 많다는 것이다. 반면, 남성은 자기중심적인 섹스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를 ‘섹스우등생’이라고 생각하는 남자와 불평하지 않는 여자. 이 같은 남녀 간의 차이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먼저 여성들의 본심을 알아보자.
# 불을 꺼달라는 여성에게 “당신의 몸이 보고 싶다”고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NG다. 많은 남성들이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상대가 기뻐할 것이라고 여기지만 이것은 큰 착각이다. 여성의 경우 너무 밝은 환경에서는 섹스에 몰입하지 못한다. 특히 자신의 몸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불을 꺼달라고 요청하는 여성에게 눈치 없이 “당신의 몸이 보고 싶다”는 이 직설적인 한마디에 여성은 움츠러들지 모른다. 만약 “당신의 얼굴이 보고 싶다”고 바꿔 말했다면 여성은 오히려 기뻐했을 것이다.
# 여성의 신체 온갖 부위를 애무하려 노력한다
애무를 생략하는 섹스도 나쁘지만, 기계적인 애무도 여성들에겐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귀를 애무하다가 채 느끼기도 전에 발로 옮기더니, 또 다시 귀를 애무하는 순간 ‘대체 뭐하는 거지?’라는 지루함이 밀려왔다(32세·회사원).” 온몸 구석구석을 애무하려는 노력은 가상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성의 전신을 성감대로 느끼게 하는 것은 일부 남성뿐이다. 전신을 애무할 때는 흐름을 중시하지 않으면 NG다.
# 입술로 쪽 소리 나게 뽀뽀한다
때로는 혀를 굴리는 솜씨를 자랑하는 것보다 ‘쪽’ 소리 나는 뽀뽀가 기대감을 상승시킨다. “애를 타게 한다고 할까. 입술로 가볍게 뽀뽀해주는 쪽이 훨씬 흥분될 때가 많다(28세·간호사).” 여성을 애타게 만드는 것도 기술. 당연히 OK다.
# 상대에게 애무 받은 곳을 다시 애무해준다
흔히 상대방을 애무할 때는 자신이 애무 받으면 기분 좋을 만한 곳을 핥거나 자극한다. 따라서 여성에게 애무 받은 곳을 기억해뒀다가 똑같이 해주면 그녀가 만족할 확률이 높다. 구체적으로는 등이나, 배, 발과 같이 성기 이외의 곳을 애무하면 여성은 정서적으로 교류하고 있다고 느껴 기쁨이 배가 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남성이 섹스를 하는 이유 1위는 ‘성적 쾌락 때문’인 것에 반해, 여성은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서로 원하는 곳을 애무하고, 애무 받는 순간 여성에게 섹스는 애정표현으로 바뀐다. 그녀의 본심은 OK.
# 매너리즘을 막기 위해 체위를 자주 바꾼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다양한 체위를 구사할수록 상대를 만족시키기 쉬워진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마치 실험이라도 하듯 그저 체위에만 관심을 쏟는 남성도 많다. 이와 관련해, 여성들은 “어떤 자세로 쾌감이 좀 느껴질 만하면 금방 또 다른 자세로 바꿔버린다”고 불평한다. “여러 가지 시험해보고 싶은 그의 마음도 이해간다. 하지만 ‘혹시라도 내가 만족시켜주지 못해 체위를 자주 바꾸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도 든다 (23세·회사원).”
AV의 나쁜 영향 탓인지, 기기묘묘한 체위를 고집하는 남성도 있다. 하지만 AV에서 소개된 일부 체위들은 여성의 오르가슴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신체에 무리를 주기도 한다. 이것이 여성들이 과격한 체위 시도를 싫어하는 이유다. 참고로 일본 여성이 좋아하는 체위 1, 2위는 가장 일반적인 자세인 ‘정상위’와 여성의 뒤에서 남성이 삽입하는 ‘후배위’였다.
# 여성에게 “신음소리를 좀 더 내라”고 독려한다
신음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여성이 흥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정말 흥분했을 때는 숨쉬기만으로 벅차서 말이 나오지 않게 된다. 또 쾌감에 집중하고 싶어서 소리를 내지 않을 때도 있다. 오히려 교성에 신경 쓰다보면 섹스에 몰두할 수 없기 때문이다(26세·회사원).”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낄 때는 피부가 옅은 홍조를 띠고, 호흡이 거칠어진다. 몸의 세밀한 변화를 관찰해야지 단순히 신음소리로 여성의 오르가슴을 판별하려 드는 것은 NG다.
# 삽입 시 여성의 몸을 마구 흔든다
격렬한 피스톤운동은 여성에게 통증을 준다. 특히 여성의 몸은 생각보다 가벼워서 침대 헤드보드에 머리를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첫 상대는 터프한 섹스를 좋아해 그와 관계를 맺고 나면 몸 여기저기 성한 곳이 없었다. 지금은 정반대의 타입으로, 아프지 않게 머리와 침대사이에 베개를 끼워주는 남성에게 반해 새롭게 교제중이다(21세·대학생).” 상대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피스톤운동은 NG.
# 관계 직후 만족했는지 묻는다
성관계 후 남성들은 “좋았어?” 혹은 “오늘 괜찮았어?”라고 묻는다. 설령 만족하지 못했다고 해도 여성 입장에서는 솔직히 답변하기도 애매한 노릇이다. 결국 선의의 거짓말을 하게 되고, 남성들은 “그럼 그렇지”하며 착각에 빠진다. 관계 중에 여성이 어떤 걸 원하는지,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똑똑한 섹스다. 섹스가 다 끝난 후에야 감상을 요구하는 것은 촌스러움의 극치로 NG.
# 본능대로 거친 섹스를 한다
때에 따라서는 다소 거칠게 대하는 편이 여성을 흥분시킨다. 단, 어디까지나 여성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비록 거칠고 난폭한 섹스를 하더라도 귓가에 밀어를 속삭여준다면 괜찮다 (23·모델).” 특별히 부드러운 섹스를 즐겨왔던 그가 의외성을 보여줄 때 여성의 성적 흥분은 고조된다. 거친 섹스는 조건부 OK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