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가천대 총장)이 길병원 ‘권역외상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가천대 길병원 ‘권역외상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섬이 많은 인천에서 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체계를 반드시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 평생 의사로 살아오면서 치료시기를 놓쳐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을 많이 보았다”며 1950년대 후반 낙도에 무료진료를 갔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산모가 위험하다며 다급히 찾아온 젊은 남자의 손에 이끌려 작은 배를 타고 서둘러 영종도 섬에 들어갔던 적이 있다”며 “도착했을 때 이미 임산부는 난산으로 사망한 상태였다. 의사를 부르러 갔던 남편을 기다리다가 남편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그토록 간절히 희망을 갖고 기다렸던 의사의 도움도 못 받고 그냥 홀로 고통을 받다가 숨을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가천대 길병원 이근 병원장에게 권역외상센터 지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이어 “울부짖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를 분노와 허탈감이 밀려왔다. 최소한의 응급조치의 배려를 받지 못한 주민들의 현실에 너무나 가슴이 쓰리고 아팠다”며 “이 일은 내가 의사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그 뒤로 나는 응급조치를 못 받아 목숨을 잃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에 문을 연 외상센터는 몇 분만 빨리 병원에 도착했어도 살 수 있는 중증외상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최일선의 생명지킴이”이라며 “더 많은 외상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고 권역의상센터의 모범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