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조폭 조직들은 최근 기업화를 가장하며 뒤로 모두 숨어들었다. 요즘 조폭이라고 날뛰는 몇몇 애들은 그야말로 과거 유명 조폭들을 동경하거나 흉내내는 동네 양아치 수준에 불과하다.”
조폭 관련 수사를 오래 담당해온 한 수사관의 얘기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조폭과 관련된 무리들이 오히려 마약조직범죄부보다 금융조사부에서 더 자주 거론될 지경”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만큼 과거 조폭에 몸담았던 이들의 기업화가 확산됐다는 반증이다.
이들은 벤처 열풍을 타고 주식시장에 뛰어들거나 심지어는 M&A에 간여하기도 한다는 소문이다. 신용금고 등을 통한 금융사기도 횡행하고 있고, 부동산 사기도 만연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항상 조폭 관련설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
최근에는 카지노바와 게임장 등 도박과 관련한 유흥가의 배경에 조폭이 자리잡고 있다는 첩보가 경찰 주변에 많이 나돌고 있다. 실제 인기연예인 도박 혐의로 최근 부각된 카지노바의 경우 그 배후에 조폭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 측이 현재도 계속 단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과 관련한 정부 정책이 다소 헐거워지면서 이들과 조폭들의 자금줄이 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단속된 성인오락실들 중 상당수가 조폭과 연계된 곳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락실에서 오가는 상품권을 현금화 하는 과정에 조폭들이 개입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위조 상품권을 유통하는 것도 조폭들이 개입되어 있다는 게 경찰 측의 전언이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실시되고 있는 카지노바와 오락실 불법행위 일제 단속에서 조폭이 개입된 정황들을 곳곳에서 포착했다”며 “현재 정부가 성인오락실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폭력조직이 이를 자금줄로 악용할 소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은밀하게 움직이는 그들을 정황만으로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과거 조폭들의 조직 재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신고제인 성인오락실을 내년 초부터 허가제로 바꿀 계획이만 일단 물꼬가 트인 성인 오락실 붐은 계속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기업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성인오락실이 실제 조폭 자금줄로 적극 활용될 경우 제2, 제3의 조직폭력배 전성기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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