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 병사들은 피해자인 윤 아무개 일병(23)이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폭행 강도를 높여갔다”며 “이들에게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일병은 지난 4월 6일 내무반에서 냉동식품을 나눠 먹던 중 이 아무개 병장(25) 등에게 가슴 등을 폭행당한 뒤 쓰려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결국 숨졌다.
수사기록에 따르면 선임병들은 윤 일병이 어눌하게 대답한다는 이유로 얼차려를 시킨 뒤 잠을 재우지 않았다. 또 치약 한 통을 먹이거나 바닥에 뱉은 가래침까지 핥아먹게 하는 등 윤 일병을 괴롭혀왔다. 이 외에도 윤 일병의 성기에 안티푸라민을 바르는 등 성적 수치심을 유발한 사실도 드러났다.
임 소장은 “검찰관이 무죄가 선고될 것을 우려해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주된 공소사실을 살인으로 예비적 공소사실을 상해치사로 기소하면 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소장은 가해 병사들에게 성추행 혐의를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군은 윤 일병에게 상습적인 구타와 가혹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가해자인 이 병장 등 병사 4명을 상해치사 혐의로, 이를 묵인한 유 아무개 하사(23)를 폭행 등 혐의로 4월 9일 구속기소했다.
[온라인 사회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