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에 가벼운 춤’ 꿀잠이 솔솔~
영화 <시간의 춤>의 한 장면.
# 잠옷을 입고 잔다
흔히들 더우면 더울수록 옷을 벗고 자야 시원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그릇된 생각이다. 오히려 벌거벗고 자는 것은 숙면에 좋지 않다. 아무리 덥고 습해도 잠옷은 꼭 입고 자는 것이 좋다.
수면 전문가인 닐 스탠리 박사는 “알몸보다는 잠옷을 입고 자는 게 더 좋다”면서 “특히 면이나 마 등 천연소재로 된 잠옷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이때 이불이나 담요는 덮지 않아도 된다.
또한 스탠리 박사는 “잠옷을 입고 자면 몸에서 땀이 더 많이 나고, 이렇게 난 땀이 잠옷으로 스며들면 더 시원해지고 더 편안한 기분이 든다”고 설명했다.
또한 몇몇 전문가들은 무더운 여름철에는 똑바로 등을 대고 누워 자기보다는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다. 옆으로 누워 잘 경우 신체의 많은 부분이 공기에 노출되고, 이로 인해 몸의 열이 밖으로 더 많이 발산되기 때문이다.
# 잠자리에 들기 전에 샤워를 한다
시원한 물이나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되, 너무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할 경우에는 되레 잠을 달아나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 선풍기 바람을 쐰다
더운 여름철 선풍기는 필수 요소다. 선풍기 바람을 쐬면 놀랍도록 빠른 시간 안에 체온이 낮아진다. 영국 러프버러대학 수면연구센터의 짐 호른 교수는 “선풍기 바람이 얼굴을 향하도록 하는 것이 더위를 식히는 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이유는 가장 열을 많이 발산하는 신체 부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양쪽 볼이기 때문이다.
호른 교수는 “단, 선풍기 바람을 너무 가까이서 쐬는 것은 금물이다. 이럴 경우 안면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선풍기를 켜고 잘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도 있다. 웅웅거리는 선풍기 소리나 몸에서 느껴지는 한기 때문에 간혹 잠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열대야 현상이 심한 밤에는 선풍기를 켜고 자는 것이 그나마 수면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 침대 시트를 차갑게 식힌다
안 그래도 더운데 침대 시트에서도 열이 느껴진다면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이럴 때는 시트를 접어서 가방에 넣은 다음 냉장고 안에 1~2시간가량 넣어두면 도움이 된다.
자기 직전에 다시 꺼내서 깔고 자면 냉기가 느껴지면서 시원해진다. 간혹 물에 적신 채 차갑게 식히면 더욱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보다 강력한 쿨링 효과를 느끼려면 베개 커버를 냉동실에 잠깐 넣어두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스탠리 박사는 “이런 방법들의 효과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주 잠깐이다. 우리 몸의 열로 시트와 베개가 금세 다시 따뜻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 위층보다는 아래층에서 잔다
뜨거운 열은 위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2층집에 산다면 위층보다는 아래층에서 자는 것이 더 시원하다. 바닥이 타일로 되어 있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만일 침실이 2층에 있다면 침실을 아래층으로 옮기거나 아니면 거실에서 자는 것이 좋다. 2층 침실 천장에 창문이 나있다면 창문을 열어 열기가 빠져 나가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
# 열대야에 대한 불안감을 떨친다
호른 박사는 “잠들기 전에는 모든 걱정을 침실 밖으로 쫓아내야 한다”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너무 더워서 잠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면서 조바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 발을 따뜻하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불 밖으로 발을 내놓고 자면 더위를 날리는 데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호른 박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발이 차면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잠을 푹 자려면 발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억하라. 시원하게 해야 하는 것은 발이 아니라 얼굴이다”라고 강조했다.
# 각방을 쓴다
가능하다면 무더운 여름 한철만이라도 배우자와 잠시 각방을 쓰는 것도 좋다. 사람의 몸에서는 시간당 116와트에 상응하는 열에너지가 방출된다. 붙어서 잘 경우 서로에게서 방출되는 열로 인해 더 더위를 느낄 수 있다.
# 너무 늦게 먹지 않는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과식하는 것은 숙면을 취하는 데 있어 가장 나쁜 습관이다. 이럴 경우 몸 안에서 칼로리를 소모하기 위해서 열이 발산되기 때문이다. 스탠리 박사는 “가볍게 샐러리 정도만 먹는 것이 좋다”라고 말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른 시간에 먹는 것이다. 잠자리에 들기 최소 30분 전부터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에 음식물이 다 소화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선풍기 바람이 얼굴을 향하도록 하는 것이 더위 해소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알코올은 수면에 방해가 된다.
# 술을 마시지 않는다
알코올이 수면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을 터. 알코올의 이런 부정적인 효과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이면 더욱 잘 나타난다. 알코올은 정상 체온을 유지하는 반사신경을 포함해 신체의 반사신경을 둔화시킨다. 오히려 술을 마시면 온몸이 달아오르면서 후끈거리는 느낌이 든다.
너무 늦은 시간에 술을 마시는 것 또한 피해야 한다. 아주 적은 분량의 알코올도 몸에서 탈수 현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잠에서 깨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찌뿌드드하고 피곤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술을 마셨건 안 마셨건 머리맡에 물 한 컵을 두고 자는 것이 좋다.
# 디킨스춤을 춘다
디킨스춤이란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더워서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췄던 춤이다. 그는 여름철이면 더위 때문에 잠을 잘 못 자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양팔을 휘휘 돌리면서 방안을 천천히 걸어 다니곤 했다. 이렇게 하면 더위가 좀 사그라들면서 잠이 들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사실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신체를 공기에 많이 노출할수록 땀이 증발하고 이로 인해 자연적으로 체온이 내려가는 것이다.
# 허브차는 숙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흔히 숙면을 위해 마시는 대표적인 차를 꼽으라고 하면 카모마일차나 국화차가 있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다. 이는 단지 플라시보(위약) 효과일 뿐이다. 잠이 잘 온다고 믿어서 잠이 올 뿐 실제 그런 것은 아니다.
# 해먹에서 잔다
매트리스, 이불, 베개는 무더운 여름에는 더욱 더 답답하고 덥게 느껴진다. 이럴 때는 얇은 소재로 짠 해먹이 좋다. 몸 주변으로 공기가 잘 통해 체온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집안에 기둥을 박고 해먹을 설치할 수 없다면 스탠드형 해먹을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라벤더향을 맡는다
라벤더가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왔던 사실이다. 잠들기 전 라벤더 오일향을 맡거나 베개 위에 라벤더 오일 몇 방울을 떨어뜨리면 숙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말린 라벤더 꽃잎의 은은한 향은 진정제 역할을 하면서 기분을 나른하게 만든다. 설령 효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일단 침실에서 좋은 향기가 나면 기분은 좋아질 듯.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