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찜한 최고 빅맨 ‘날름’ 이상민 감독 겁없는 초보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
“라이온스를 영입하고자 했던 팀에서는 이미 그 선수에 대한 작업을 오래 전부터 해왔었다. 그러다보니 트라이아웃 기간 동안 은연중에 자신의 팀에서 라이온스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흘리며 다른 팀에서 넘보지 말 것을 암시하는 태도를 취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민 감독은 라이온스를 지명했다. 드래프트가 끝난 후 분위기가 상당히 안 좋았다. 감독으로선 막내 격이나 다름없는 이 감독이 선배 감독이 찜한 선수를 지명했으니 선수를 빼앗긴(?) 쪽에선 이 감독에 대해 말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감독도 올 시즌이 중요한 상황에서, 외국인선수를 놓고 선후배를 따지는 현장 분위기가 이해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는 또한 다음과 같은 얘기를 덧붙였다.
“자신이 뽑고자 한 선수가 있다면 사전에 선수와 입을 맞춰 트라이아웃 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말 것을 주문하는 감독도 있다고 들었다. 즉 공개적으로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는 게임에서 최선을 다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결과 그 선수를 영입했는지, 아니면 다른 팀에 빼앗겼는지 모르겠지만, 트라이아웃 현장의 뒤에서 벌어지는 팀들 간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극에 달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현재 프로농구 10개팀의 감독들은 모두 학연과 지연 등으로 얽혀 있다. 그러다보니 친한 감독들끼리 뭉치게 되고, 자신과 친하지 않은 감독은 소원해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과열된 경기를 치르다 쌓이는 감정들로 인해 오해와 갈등이 빈번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가장 적응 못하는 사람은 초보 감독들이다. 그로 인해 농구계에선 초보 감독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그만두는 일이 벌어진다.
이에 대해 그 관계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내보였다.
“결국은 성적이다. 성적만 좋으면 아무리 파워가 있는 선배 감독이라고 해도 쉽게 뭐라고 할 수 없다. SK 문경은 감독처럼 말이다. 문 감독은 감독 부임 첫 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고,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3위에 오르며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그로 인해 나이 어린 감독이면서도 입지가 굉장히 단단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