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하나금융-외환은행 끝나지 않은 악연...

[일요신문] 최근 국회에서 야당의원과 참여연대, 민변, 론스타공대위 등 시민단체가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융계의 핫이슈인 하나은행-외환은행의 조기통합에 대한 부당성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前 외환은행 대주주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부당한 만큼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의 거래도 무효라는 주장을 펼쳤다.

하나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하나은행-외환은행의 조기통합작업은 론스타 문제를 일으킨 금융당국에 대한 면죄부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당시 미국과 일본 등에 다수의 산업자본 계열사를 거느린 명백한 비금융주력자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배 자체가 불법하고 부당한 것”이라며 “당시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은폐한 것에 속아 넘어간 금융당국이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는 직무유기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외환은행의 법인격을 박탈하고, 강제로 하나은행과 통합해 버리는 것은 론스타 및 금융감독 책임자들에게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 명백한 ‘2.17 노사정 합의’ 위반으로 우리는 특별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 금융당국이 이를 승인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당시 은행법은 투자자가 영위하는 비금융회사의 자산 합계가 2조원을 넘을 경우 산업자본으로 간주하고,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소유하도록 제한했다. 지분 의결권 행사도 4%까지만 허용했다.

이들은 “두 은행 간 통합은 외환은행의 독립 법인 유지를 보장한 노사정 합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며 “합의서에 따르면 별도의 독립법인 존속이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2012년 이후) 5년이 지나 상호 합의가 있는 경우 합병을 협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론스타 전문가로 알려진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주간경향>기고글에서 하나금융이 2.17노사정이 합의한 ‘5년간 독립경영 보장’이라는 약속을 져버리고, 두 은행을 통합하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이유가 론스타와의 거래가 무효라는 사실을 덮어버리기 위해서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나금융이 두 은행 간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통합에 대한 승인권을 가지고 있는 금융위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창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