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국립어린이청소년 도서관이 9월의 유아 추천 도서 목록으로 <나 때문에> <난난난> <네 마음이 보여> 세 권을 선정했다. 선선해지는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부모와 아이가 책을 두고 대화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나 때문에>는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그림 동화책이다. 주인공인 고양이는 속상한 표정으로 ‘나 때문에’라고 결론을 먼저 말해주고 있는데,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 원인을 추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두운 주차장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눈물을 닦고 있는 남매를 바라보며 자신 때문에 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매가 우는 이유는 엄마에게 쫓겨났기 때문이고, 그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화자인 고양이를 따라가면서 고양이와 남매의 억울한 사연도 하나씩 드러난다. 기존 동화책과 다른 색다른 독서 경험을 안겨주는 책이다. 박현주/이야기꽃/2014
<난난난>의 주인공 ‘나’는 폴짝폴짝 점프도 잘하고 넘어져도 울지 않고, 주사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엄마 눈에는 내가 채소를 잘 안 먹는 것과 방정리를 안하는 모습만 보이는 것 같다. 엄마는 오늘도 “왜 이것도 못해?”라고 꾸지람한다. ‘난’ 잘하는 것도 많은데 그런 엄마의 모습이 속상하다.
심리학자들은 열 번의 꾸지람보다 한 번의 진심이 담긴 칭찬이 아이를 성장시킨다고 말한다. 이 책은 어른에게는 칭찬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아이에겐 칭찬 받았을 때의 유쾌한 기분을 느끼면서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준다. 책 뒷부분의 활동지를 통해 자녀의 장단점을 이야기해보는 독후활동도 마련해놨다. 영민 글 그림/ 국민서관/ 2014
<네 마음이 보여>의 주인공 루나는 친구에게서 ‘플라밍고 다리’라고 놀림받고 엄마에게 속상하다고 말한다. 엄마는 루나에게 마법 요술봉을 건네주는데, 이 요술봉은 상대방의 말과 다른 진짜 속마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신기한 물건이다.루나는 요술봉으로 자신을 놀렸던 친구의 진짜 속마음은 따로 있었다는 걸 알게 되고, 요술봉 없이 친구의 진심을 아는 방법도 터득하게 된다.
유치원은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집 바깥의 사회다. 그곳에서 친구들과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갈등도 한다. 알게 모르게 습득된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거나 친구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친구와 진심으로 대화하는 법을 풀어주고, 친구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도록 도와준다. 콜라주 기법의 삽화를 보며 책 속 그림에 쓰인 물건이 원래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글 오리트 기달리, 그림 아야 고든-노이, 옮김 육아리/뜨인돌출판/2014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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