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 찍어 팔고 키스 알바로 용돈벌이
▲ 힌 인터넷 음란동영상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10대 청소년들의 음란 동영상 중 일부. 이런 동영상을 찍어 돈벌이를 하기도 한다고. | ||
남학생들이 또래의 이성친구들을 집단으로 성폭행하는가 하면 용돈을 모아 성매매 여성과 성관계를 갖기도 한다. 심지어 용돈을 벌기 위해 자신이나 이성친구의 성관계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이를 인터넷에서 파는 청소년들까지 등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일탈 청소년들의 일그러진 성 실태를 추적해 보았다.
지난 11일 제주경찰서는 술에 취해 도로에 쓰러진 40대 여성을 공터로 데려가 몹쓸 짓을 한 혐의로 A 군(17)을 구속했고 같은 날 전남 순천경찰서는 순천의 고등학교 1학년생 B 군(16) 등 10대 4명을 집단 성폭행 혐의로 구속하고 C 군(16)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성문제는 사회 곳곳에서 돌출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호기심 차원에서 발생한 소극적인 행위가 주를 이룬 반면 최근에는 성인과 다름없이 성욕 해소를 위한 극단적인 행위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이들의 행위가 심각한 성적 타락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데 있다. 직접 확인해 본 결과 그 실태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기자는 제보를 받고 수도권 지역의 한 고등학교를 찾아갔다. 제보를 한 사람은 이 학교 교사 L 씨. 그는 지난 11월 말 황당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어느 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는데 아이들 이름을 불러주면서 우리 학교 학생들이 맞느냐고 물었다. 학생들이 민박집에서 집단으로 음란한 짓을 하다가 이를 보다 못한 민박집 주인의 신고로 경찰서에 붙들려 왔다고 했다.”
이들은 친구들과 여행 간다는 핑계로 주말에 지방의 한 민박집에서 혼숙을 했던 것. L 씨에 따르면 당시 경찰에 붙들린 학생들은 모두 6명으로 남학생 3명, 여학생 3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고교 2학년생으로 만 17세에 불과하다.
L 씨는 “곧바로 경찰서에 가니 경찰관이 ‘일이 커지면 애들이 더 잘못될 수 있으니까 훈방조치해 주겠다’며 풀어주었다”며 “학생들이 민박집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에 대해서 듣고는 너무 황당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담당 경찰관에 따르면 학생들은 밤새 술을 마시고 한방에서 집단 성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것도 파트너를 서로 교환해가며 즐기는 이른바 스와핑을 한 것이어서 주위를 경악하게 했다.
L 씨는 “그때 문제가 된 우리 반 학생 2명은 불량학생도 아니었다”며 “오히려 별다른 문제 없이 성적도 좋은 편이던 학생들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때 일을 계기로 반 학생들을 면담해본 결과 학생들이 이성친구와 성관계를 갖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특히 연인으로 소문난 교내 커플들은 서로 관계를 갖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라는 것을 알고 많이 놀랐다”고 덧붙였다.
청소년들의 ‘겁 없는’ 성 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자신의 성행위를 찍어 동영상으로 만들어 파는 10대들도 늘고 있다. PC방 이용료 등 유흥비나 용돈을 벌기 위해 앞뒤 재지 않고 이 같은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빨간마후라’ 같은 동영상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지금은 그런 게 별로 놀라운 것도 아니다”면서 “적발되는 음란물 가운데 상당수가 청소년들이 제작한 것들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음란물을 연출하기 위해 성매매 여성을 고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음란 동영상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몇몇 사이트에 접속하면 ‘강남 ○○고등학교 퀸카 김△△ 충격 몰카’ 또는 ‘○○학원 여강사 정△△ 학생과 실제 정사 동영상’ 등과 같은 제목의 영상 파일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것들의 상당수가 바로 청소년들이 만든 동영상이라는 것.
기자는 한 다운로드 프로그램을 이용해 청소년 관련 제목이 붙어 있는 인터넷 ‘야동’을 서너 편 다운받아 보았다. 확인해 보니 실제로 경찰 관계자가 알려준 내용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이 가운데는 아직 앳돼 보이는 중학생들이 다수 등장하는 동영상도 있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동성애가 유행처럼 퍼지면서 이 영향으로 동성애를 소재로 한 청소년 음란 동영상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관련 동영상 몇 건을 직접 확인해 보니 본격적인 성행위를 담지는 않았지만 동성 친구끼리 옷을 벗고 서로 몸을 애무하는 장면이 촬영돼 있었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성도덕률이 무너지면서 십대 미혼모 문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한 청소년 성고민 상담센터에 올라와 있는 내용을 살펴보니 임신에 관한 고민을 털어놓는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대부분은 남자친구가 임신사실을 알고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거나 낙태수술을 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것들이었다.
이 상담센터의 한 관계자는 “10대들 사이에 문란한 성관계가 성행하다보니 임신에 대한 고민을 상담해 오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라며 “그렇지만 나이가 어린 데다 도덕심과 성지식도 취약해 임신에 대한 책임감이나 문제의식이 없다. 특히 남학생들은 여자친구가 임신했다고 하면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음란 동영상 판매, 원조교제뿐만 아니라 ‘키스 알바’를 비롯한 각종 변태 알바도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키스 알바는 말 그대로 돈을 받고 키스를 해주는 것. 주로 가출 청소년들이 많이 하는 신종 알바다. 하지만 키스 알바의 대부분은 성행위로 이어지고 있어 사실상 성매매나 다를 바 없다. 때문에 키스 알바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시급한 실정이지만 인터넷을 통해 음성적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에 적발이 힘들다는 게 경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울러 변태 알바는 변태적 성향을 가진 이들의 욕구를 채워주고 돈을 받는 것으로 다른 유사 알바에 비해 한 번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일부 청소년들은 이를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성 고민 상담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변태 알바를 하다가 성병이나 에이즈 등의 질병을 얻거나 성병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 청소년들이 고민을 상담해 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성병에 대한 고민을 호소하는 사례는 여학생이 더 많다”며 “이 가운데는 드물기는 하지만 심각한 병으로 발전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청소년들이 이 같은 심각한 고민을 딱히 하소연하거나 해결할 만한 곳이 거의 없어 그냥 숨어 지내거나 혼자 삭이고 있는 형편이다”면서 “때문에 청소년들의 성 질환 실태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아 성병의 확산을 막을 방법 또한 요원한 실정이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변태 알바는 청소년 에이즈 감염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청소년 에이즈 감염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조사 결과 청소년들 사이에서 성행한 변태 알바 등이 그 원인 중 하나로 지적돼 한바탕 소란이 일기도 했다.
윤지환 프리랜서 tangohun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