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배역 ‘흑역사’일 순 없다
“배우는 늘 버리지 않고 간직해온 꿈이었어요. 내가 언젠가는 갈 길이었고 다만 시기가 문제였죠. 분명 스튜어디스는 멋진 직업이고 현실적인 부분도 생각해야 해 배우의 꿈을 잠시 미뤄뒀지만 점차 꿈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어요.”
물론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 스튜어디스로 일하면서도 쉬는 날이면 하루 종일 연기학원에서 연기 수업에 매진해왔다. 작은 배역이지만 몇 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현장 경험을 쌓기도 했다. 그리고 이젠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에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한 지난 봄 과감하게 사표를 냈다.
“스튜어디스로 일하며 쌓은 사회 경험이 배우로 활동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일을 하면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과 센스를 많이 배웠고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체험했거든요.”
“나샘은 원작에는 없지만 드라마 제작진이 정말 멋진 캐릭터로 만들어 주셨어요. 아무래도 어린이 드라마라 유니폼이 중요한데 핫팬츠에 어깨 라인이 살짝 드러나는 게 아주 멋져요. 게다가 다들 잘 해주셔서 힘겹지 않게 촬영 현장 분위기에 동화될 수 있었어요. 나샘은 ‘악’의 편인 여자마왕으로 카리스마 있고 당찬 여성이지만 몰래 혼세마왕을 짝사랑하는 여린 마음도 갖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에요.”
사실 스타급 배우들 가운데 무명 시절 어린이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한 사실이 공개돼 화제가 된 이들이 몇몇 있다. 특히 그들이 어린이 드라마와 영화 고유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은 그들의 흑역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하원 역시 언젠가 스타급 배우가 되면 <마법 천자문>의 나샘 역할이 흑역사가 될 수도 있다.
“절대 그런 생각 안 해요. 게다가 흑역사가 되기엔 나샘의 유니폼은 너무 멋있거든요. 배우라는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발판이 돼 준 고마운 작품과 캐릭터인데 어떻게 흑역사라고 할 수 있겠어요?”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