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1일 이사회에서 1:2.36 비율로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1주당 삼성중공업 주식 2.36주를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에게 교부할 계획이다.
합병 결의에 두 회사는 따라 오는 10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오는 12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974년에 창립해 1995년 세계 최대 규모인 3도크를 완공하며 대형 조선회사로 발돋움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메가블록 공법이라는 신공법을 도입해 건조능력을 크게 확대했고, 지난 2010년 이후에는 대형 해양플랜트 EPC(Engineering, Procurement and Construction·설계, 구매, 제작) 시장에 진출, 사업수행 역량 확보에 매진해 왔다.
지난 1978년 삼성그룹이 코리아 엔지니어링을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한 삼성엔지니어링은 화공플랜트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에는 발전·철강 분야까지 진출하면서 신성장 동력으로 사업 확장에 집중해 왔다.
따라서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설계·구매·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해양플랜드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기분을 구축하게 됐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드 제작역량’을 확보해 육상 화공플랜트 중심에서 고부가 영역인 육상 LNG와 해양 플랜트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두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기준 약 25조 원에서 2020년 40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종합플랜트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또한 두 회사는 합병 후 새로운 비전에 걸맞게 합병 법인의 사명 변경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사업재편에 속도를 가하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후 후계 승계를 위한 교통정리에 들어간 삼성그룹이 이번 합병을 통해 건설·플랜트부문이 누구의 손에 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최대주주는 삼성SDI(과거 제일모직)로 13.10%(523만 8299주)의 주식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화재는 각각 7.81%(312만 4222주)와 1.09%(43만 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삼성물산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상사부문 고문을 맡으며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지분을 통한 지배력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밀리고 있다.
또한 삼성엔지니어링의 김재열 경영기획총괄사장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의 남편이다. 김재열 사장은 합병 후에도 합병 법인에서 직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은 사업적 필요성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두 회사의 사업 다각화를 통한 성장을 위한 합병”이라며 “오너 3세의 지배구조 변화와 연결 짓기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