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왼쪽부터 박찬구 회장, 박삼구 회장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장기석)는 박찬구 회장이 형 박삼구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3일 밝혔다.
박찬구 회장은 고소장에서 지난 2009년 12월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워크아웃 신청을 앞둬 부실이 우려되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기업어음(CP)을 4200억 원어치 발행, 그룹 계열사에 떠넘겨 손해를 입히면서까지 부당 지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9년 당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CP를 4200억여 원 발행했고, 이를 금호석화와 금호아시아나, 대한통운 등 12개 계열사가 모두 사들였다. 그러나 바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신청해 기업어음 신용등급이 C등급까지 떨어졌다.
검찰은 고소장 및 관련 자료를 검토한 뒤 박찬구 회장을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CP매입은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부도 및 법정관리 등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3일 밝혔다. 그룹 측은 “당시 CP매입은 신규 자금 투입이 아닌 만기된 CP를 연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와중에 만기가 돌아온 CP 연장이 되지 않으면 채권단도 더 이상 지원이 어렵다고 밝혀, 채권단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삼구 회장의 배임 여부에 대해서도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09년 7월 동생 박찬구 회장을 해임하고 동반 퇴진해 2010년 11월 다시 경영에 복귀했다. 따라서 의사결정을 할 위치에 있지 않아 관련 사항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금호그룹 창업주 고 박인천 회장의 셋째, 넷째 아들이다. 이들은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 문제 등으로 경영상 갈등을 겪다가 지난 2010년 ‘형제의 난’을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분리해 경영하고 있다. 그 이후에도 두 사람은 서로 고소전을 벌이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