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 등은 지난 4월 중국산 L 고량주가 중국동포들에게 인기를 끌자 가짜 제품을 만들기로 생각했다.
이들은 중국동포가 많이 사는 경기도 안산의 유흥가 등지에서 진품의 빈 병을 수거하고, 포방박스와 병마개는 중국에서 들여왔다.
이어 안산에 마련한 컨테이너박스에서 알코올 도수가 높은 중국산 저가 술과 생수를 섞는 수법으로 짝퉁 L 고량주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가짜 제품은 4800여 병, 시가 4000만 원 상당이다.
이 고량주는 경기도 안산이나 서울 구로구 등 중국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슈퍼마켓이나 중국 음식점, 주점 등에 공급됐다.
이들이 검거된 후 압수품 가운데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한 결과 가짜 술은 메탄올, 노말프로필 알코올 등 일부 성분의 함량이 진품과 달랐고 알코올 도수도 진품 보다 다소 높았다.
경찰은 “가짜 술이 만들어진 컨테이너 박스는 페인트통과 부자재가 가득 쌓여 있는 등 위생 상태가 불량했다”며 “제조 과정에서 불순물이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경찰은 중국 동포를 상대로 하는 음식점의 고량주 향이 진품과는 다르다는 첩보를 입수, 진품 빈 병을 수집하는 노인을 추적한 끝에 일당을 붙잡았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