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도 내품에…화순군수의 ‘포용정치’ 약발은?
구충곤 화순군수가 최근 정적(?)인 이영남 전(前) 군수를 자신의 휘하 화순군 종합문화센터장에 최종 임용해 지역관가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 전 군수의 남편은 임호경 전 화순군수로 임 전 군수와 구충곤 군수는 지난 군수 선거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임 전 군수는 2002년 군수에 당선됐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로 낙마했고 아내인 이 전 군수가 바통을 이어받아 2004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군종합문화센터장은 직급은 ‘임기제 6급’. 이번 인사로 전직 군수가 재임 시절 부하 직원에게 지시를 받아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초래됐다.
이 전 군수가 이 자리에 임용되면서 이 군수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전직 군수가 해당 부서장인 문화관광과장의 지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 최초 전직 군수의 ‘백의종군 (白衣從軍)’을 놓고도 군청 안팎에서 설왕설래하고 있다.
이 전 군수의 센터장 공모 참여를 놓고 지역정가에서는 구충곤 군수와 사전 교감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화순군도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앙금을 털기 위한 ‘통합과 배려’ 차원의 인사임을 굳이 부인하지 않고 있다.
최대 정적이었던 전직 군수를 산하 기관장으로 데려다 쓰기로 한 구 군수의 결정은 ‘담대’그 자체다. 보통 수준의 담력이나 정치적 사고로는 이뤄지기 힘든 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화순군의 이 같은 인선에 대한 평가는 현 시점에서는 ‘해몽’ 쪽에 가깝다. 벌써부터 ‘보은 인사’니 하는 등 뒷말이 나오고 있다.
화순은 수년간 군수직을 두고 빚어진 ‘집안싸움’으로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양편으로 갈려 갈등을 빚고 지역 이미지마저 실추됐었다.
과연 ‘적과의 동침’을 마다하지 않은 현 군수의 담대한 인선이 ‘적들과의 춤’을 추는 수준까지 약효‘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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