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이동으로 표적 된 듯”
반면 카불 현지에서 ‘게스트하우스’(한국인 전용 숙소)를 3년째 운영하고 있는 권용준 씨(46)는 비교적 차분하게 현지 상황을 전했다. 다음은 지난 7월 26일 그와 전화로 나눈 일문일답.
─현재 있는 곳은 안전한가.
▲여기는 수도 카불 지역으로 아프간 북부지역에 있어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전쟁터 같은 상황은 아니다. 다만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같은 동포로서 상당히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이 든다. 사건 이후로 한국인 손님도 눈에 띄게 줄었다.
─납치장소가 위험지역이라는데.
▲전에는 그렇게 위험한 지역이 아니었다. 나도 가본 적이 있다. 카불에서 칸다하르로 가는 고속도로가 그것 하나뿐이다. 최근 들어 탈레반이 납치하고 하는 일이 빈번하게 생기고 있다.
─왜 그런 위험 지역을 현지 경찰 경호도 받지 않았을까.
▲한국에서 오는 많은 NGO들은 여기서 구호도 하고 봉사도 하는 단체여서 대개 사업장 내에서 이동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따로 경호를 받을 필요는 없다. 다만 이번처럼 그렇게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경우가 드문데…. 북쪽에서 남쪽까지 먼 길을 이동할 때는 대개 한두 명씩 표시 안 나게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인원이 위험지역을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눈에 띈 것 같다.
─일부 봉사단체들이 현지 종교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반감을 사는 경우가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
▲내가 본 바로는 그렇지 않다.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 분들은 말도 잘 안 통할뿐더러 일주일 정도 짧게 있으면서 바쁘게 활동하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바쁜 틈에 선교활동하고 현지 주민들과 마찰 일으키고 할 새가 어디 있겠나. 여기서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아주 좋은 편이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