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무>는 <살인의 추억>에서 연출과 각본을 맡았던 봉준호 감독과 심성보 감독이 제작자와 감독으로 나서 큰 화제를 불러 모은 영화다. 여기에 김윤석, 박유천, 한예리 등의 배우가 가세했다.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여섯 명의 선원이 해무 속에서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영화로 지난 2001년 발생한 ‘제7태창호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사실 <해무>는 올 여름 한국 영화계의 빅4로 손꼽히던 기대작이다. <군도> <명량> <해적>과 함께 빅4로 손꼽힌 기대작이지만 <명량>의 파도가 너무 거셌다. 아니 1700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은 거센 파도 수준이 아닌 쓰나미였다. 역시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은 <명량> 개봉 일주일 뒤에 개봉하며 쓰나미 직격탄을 맞았지만 힘겹게 버텨내며 추석 극장가에서 흥행 반전을 일궈내는 데 성공해 현재 8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순항 중이다.
역시 바다를 소재로 한 <해무>는 <해적> 개봉 일주일 뒤에 개봉했다. 그렇지만 <명량>에 이어 <해적> 역시 <해무> 입장에선 역시 쓰나미였다. 두 영화의 흥행 쓰나미로 인해 <해무>는 좋은 평을 받았음에도 아쉬운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개봉 37일 만에 부가판권 시장으로 내려왔다.
역시 빅4로 손꼽힌 <군도>는 여름 극장가에서 가장 먼저 개봉해 개봉 초기 흥행 돌풍을 불러 일으켰지만 역시 <명량>의 거센 물살에 휘말리고 말았다. 이로 인해 480여만 명의 흥행 성적을 기록한 <군도>는 개봉 44일 만인 지난 4일 부가판권시장에서 극장동시개봉 서비스를 시작했다.
극장 개봉성적이 저조하면 부가판권서비스 시점이 빨라진다. 올 여름 한국영화 빅4 가운데 가장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한 <해무>가 개봉 37일 만에 부가판권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군도>는 44일 만에 부가판권 시장으로 내려왔다.
반면 <명량>과 <해적>은 여전히 극장가에서 흥행 기세를 이어가고 있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