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한 스타일 뜬다
과거 유흥가 아가씨들은 인근의 유명 미용실을 단골로 삼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엔 전용 미용실을 찾는 게 대세라고 한다. 이들이 전용 미용실을 찾는 이유는 일단 편안함 때문이다.
서울 강남 논현동의 나가요걸 전용 미용실에서 만난 한 룸살롱 아가씨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 유명 미용실에 예전엔 많이 다녔다. 물론 그런 업소들은 미용기술도 인테리어도 A급이다. 그런데도 이곳을 찾는 이유는 편안함 때문인 것 같다”면서 “주 고객들이 업소의 아가씨들이다 보니 사람들 시선을 받지 않아서 좋고 또 같은 업종에서 일하니까 유흥업소의 정보도 자연스레 주고받을 수 있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유흥가 아가씨들이 ‘전용’ 미용실을 찾는 이유는 비단 편안함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의상렌탈에서 메이크업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업소의 매장 안에는 렌탈숍과 메이크업 박스가 함께 비치돼 있다. 미용실에서 아가씨들의 출근복 일명 ‘홀복’까지 빌려준다는 것이다.
필자가 찾아갔던 미용실의 경우에도 내부에 5평 남짓한 렌탈숍이 있었는데 그 한 쪽 벽면에는 ‘홀복’이 수십 벌 걸려 있었다. 렌탈 비용은 모두 3만 원. 이곳 렌탈숍의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이 매니저는 아가씨들의 의상을 일일이 직접 세팅하고 코디해서 입혀준다고 한다. 그는 “업소 아가씨들이라 하면 기본적으로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는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다. 보편적으로 수수한 의상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는 아가씨들의 헤어스타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실제 미용실에서 직원들의 손질을 받고 있는 아가씨들의 헤어스타일은 차분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었다. 기존에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의 종류가 많지만 이들 아가씨들은 머리를 올린 업스타일과 생머리, 롯뜨(머리를 말아 올리는 것) 등 세 가지 스타일을 주로 주문한다고 한다.
아가씨들이 수수한 의상과 차분한 헤어스타일을 선호하는 까닭은 최근의 유흥가 트렌드와 무관치 않다는 게 유흥전문가들의 분석. 남성들이 전형적인 술집 여성 스타일보다는 ‘아마추어’ 냄새가 나는 스타일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성모 heymantoday.com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