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또한 경찰은 대포통장 운반책 구 아무개 씨(29)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도주한 모집책 오 아무개 씨(29) 등 2명을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법인명의의 통장의 경우 금융거래 규모가 크고 빈도가 높더라도 금융당국의 의심을 받을 여지가 적다는 점을 이용했다.
주 씨는 지난 2012년 11월부터 올 9월까지 모집책 이 씨 등으로부터 유령법인 명의의 대포통장 1만여 개를 공급받아 인터넷 도박사이트, 보이스피싱 등 범죄조직에게 개당 100만 원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집책 이 씨 등은 서울 강남과 인천 청라 등지에 사무실을 두고, 급전이 필요한 이들에게 명의를 제공받아 수백여 개의 유령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각 법인 명의로 20~30여 개의 통장을 개설, 주 씨에게 통장을 카드·1회용 비밀번호 생성기와 함께 개당 70만 원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판매총책, 모집책, 공급책, 운반책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해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대포통장을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모집책은 법인설립, 사무실 임대, 통장개설 등 업무를 나눠 활동했다.
상호 연락할 때도 대포폰을 사용하고, 대포통장은 오토바이로 배송하는 한편 판매대금은 반드시 현금으로 거래하는 수법 등으로 경찰 추적을 따돌렸다.
이들은 대포통장의 사용기간을 1~2개월 단위로 한정하고 사용기간이 끝난 통장은 해지하는 수법으로 범죄수익을 극대화했다. 또한 대포통장 사용등록이 지연되거나, 비밀번호 입력오류 등으로 사용이 불가능해지면 비밀번호를 재설정해주는 등 범죄조직에 사후관리까지 해준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해외카드 부정사용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범죄에 사용된 대포통장이, 이들 일당으로부터 제공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경로를 역추적해 일당을 검거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추가범죄 차단을 위해 금융감독원과 금융기관에 대포통장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도주한 모집총책을 추적 수사 중”이라며 “법인명의자와 대포통장 구매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