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냉장고 놓고도 대판 싸워
이후 전자업계 1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두 회사가 본격적으로 맞붙은 것은 1992년. 브라운관 TV 특허권으로 소송전까지 벌인 삼성과 LG는 특허를 공유하기로 하고 다툼을 멈췄다.
LG와 삼성이 싸움이 거칠어진 것은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 사령탑을 맡으면서다. 2012년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맞대응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지만 두 회사가 소송을 취하하면서 마무리됐다.
두 회사의 감정다툼은 곧바로 ‘냉장고 싸움’으로 연결됐다. 2012년부터 시작해 이듬해인 2013년까지 이어진 냉장고 용량 싸움은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100억 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며 법정공방으로 나아갔지만 법원 중재로 매듭지어졌다.
한동안 잠잠하던 두 회사가 지난 9월 세탁기 문제로 또 다시 맞붙었다. 이번에는 LG전자의 생활가전 부문 사장을 삼성전자가 수사 의뢰했다는 점에서 이전 대결과 다를 것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에어컨 기술 유출 문제도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두 회사가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는 재계 관계자도 적지 않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