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을 압축한 파격 베드신 단비처럼 내린 여배우 ‘이솜’
@ 영화 정보
시사회를 통해 확인한 <마담 뺑덕>은 기본적으로 좋은 영화였다. <심청전>이라는 고전을 현대적으로 독특하게 해석한 기발한 발상부터 긴장감이 유지된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그렇지만 ‘그 영화의 에로지수’ 코너를 통해 소개하는 만큼 베드신과 노출에 초점을 맞춰 영화 <마담 뺑덕>을 살펴보도록 한다.
첫 베드신은 ‘없다’. 학규(정우성 분)와 덕이(이솜 분)의 첫 섹스 장면은 관객의 상상에 맡기고 슬쩍 지나가기 때문이다. 학규의 방에서 둘이 섹스를 가질 분위기만 조성해 놓은 뒤 다음 장면이 바로 다음날 아침이다.
두 번째 베드신에선 과감한 도전이 돋보인다. 대관람차 안에서의 섹스인데 많은 이들이 상상만 해봤을 뿐 실제로는 감히 해보지 못한 과감한 섹스 장면을 연출해낸 것. 그렇지만 좁은 대관람차 안에서의 섹스 장면인 만큼 노출 수위는 매우 낮다. 과감한 베드신을 기대한 관객들이 배신감을 느낄 수준.
세 번째에서 비로소 베드신이 완성된다. 과감한 노출 수위를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베드신을 만들어 냈다. 정우성의 현란한 근육이 돋보이는 장면까지 빼놓지 않아 여성 관객에 대한 배려도 했다. 파격적인 노출 수위에도 불구하고 야하다는 생각보다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베드신이다.
베드신은 그 활용도가 가장 중요하다. <마담 뺑덕>은 치정을 중심으로 멜로와 스릴러를 그려낸 영화다. 따라서 베드신은 애초부터 필수 요소다. 베드신마다 점진적으로 수위를 높여 정점에 이르게 한 것은 지나친 노출은 자제하면서도 반드시 그려야 할 수준은 지킨 연출로 풀이된다. 따라서 흥행을 위해 어색하게 여배우의 노출 장면을 끼워 넣은 영화들과는 애초부터 다른 의미의 베드신이다.
게다가 세 번째 베드신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다. 베드신을 통해 쾌락을 탐닉하는 학규와 자신의 쾌락보다는 학규의 흥분을 더 중시하는 덕이의 심리가 잘 드러난다. 또한 지루한 일상에 다가온 사랑에 대한 집착을 드러내는 덕이의 모습은 이후 팜파탈로 변하는 그의 모습에 당위성을 더해주기도 한다. 왜 영화에 베드신이 필요한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마치 영화 한 편이 이 베드신에 모두 녹아 있는 듯한 분위기다.
신예가 주연을 맡을 경우 노출보다 더 중요한 게 연기력이다. 아무리 노출 수위가 높고 몸매가 빼어난 여배우라 할지라도 연기력에서 약점을 보이면 그 영화는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 반면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라면 파격적인 베드신을 기점으로 급성장할 수도 있다. 최근 몇 년 새 한국 영화가 발견한 최고의 신예는 <은교>에서 파격적인 노출을 선보인 김고은이었다. 청순하고 소녀 같은 모습부터 격정적인 베드신까지 한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 김고은은 충무로가 가장 주목하는 여배우가 됐다. 그리고 <마담 뺑덕>을 통해 이솜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순수한 시골 처녀부터 복수의 화신이 된 팜파탈의 모습까지 영화 한 편에서 모두 보여준 이솜의 연기력은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하다. 영화 중반부 이후엔 정우성이 보이지 않고 이솜만 눈에 들어올 정도였다.
@ 에로 지수 : 80
오랜만에 만나는 좋은 베드신이다. 치정을 중심에 둔 영화인 만큼 에로 지수가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마담 뺑덕>은 충분히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노출 수위가 높으면서도 여배우의 몸매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기보단 학규와 덕이의 솔직한 욕망을 담아내는 데 충실했다. 게다가 충분히 아름답고 뇌쇄적이며 또 매혹적인 비주얼을 놓치지 않은 베드신이기에 높은 에로 지수가 가능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