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 잡으려다 인생 ‘땡’
지난 2003년 2월 부산에 사는 박 아무개 씨(50)는 당시 로또복권이 든 양복을 지방의 한 세탁소에 맡겼다. 그런데 4년이 지난 뒤 그 세탁소 주인이 당첨금 약 64억 원의 로또 1등에 당첨됐다는 소문을 듣게 됐다. 이에 박 씨는 “드라이클리닝을 맡긴 양복 속주머니에서 내 로또복권을 가져가 1등에 당첨됐다”며 지난해 6월 세탁소 주인을 상대로 부당이익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담당 재판부가 피고인 세탁소 주인이 사는 관할 세무서에 사실조회를 한 결과 주인 부부의 명의로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로또 당첨금에 따른 일체의 소득세를 납부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세탁소 주인은 복권 당첨 사실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나 박 씨는 64억여 원의 당첨금을 받아내기는커녕 오히려 세탁소 주인에게 거액의 소송비용까지 물어주게 될 운명에 처하게 됐다.
#대박 쥘 뻔했던 패륜아들
박 아무개 씨(35)는 지난 2004년 7월 서울 은평구 자신의 집에서 평소 말다툼이 잦던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축농증으로 냄새를 잘 못 맡던 박 씨는 어머니의 시신을 한 달여 동안 집 안에 방치해 두고 생활했다. 이 와중에 박 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한 취객으로부터 가방을 훔쳤는데 그 가방 안에 들어있던 로또복권이 1등에 당첨되는 ‘횡재’를 했다. 당첨금은 무려 21억여 원. 그러나 박 씨의 운은 여기까지였다.
“옆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이웃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어머니의 시신이 발견됐고 결국 그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박 씨의 집 안에 남아 있던 장물을 단서로 수사가 진행되면서 로또복권이 남의 것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마침내 21억여 원은 원래 주인인 ‘취객’에게 돌아갔고 법원은 박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로또신의 권선징악’이라 부르기도 했다.
김동욱 인턴기자 sigfri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