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 아줌마, 잠자고 있는 능력을 깨워라
허나 재취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주부들은 “일자리가 많지 않을뿐더러 출산과 육아 가사 등으로 일을 그만둔 지 오래돼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뭔가 좀 괜찮은 정보 어디 없을까. 최근 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간한 <주부 재취업 도전직업 55>에서는 주부들의 취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업종과 재취업에 성공한 주부들의 비결을 소개하고 있다.
<주부 재취업 도전직업 55>에서는 방과 후 교사, 플로리스트, 조리사, 병원코디네이터, 웨딩플래너 등 나이 또는 경력과 학력에 구애받지 않고 직업훈련을 통해 재진입이 가능한 55개의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각 직업은 교육, 판매·일반서비스, 문학·디자인·예술, 보건·복지, 상담, 요리·미용, 금융·보험·경영·사무, 기계·컴퓨터 등 8개 분야로 나눴다.
교육 분야의 직종이 17개로 가장 많고 판매·일반서비스 11개, 문학·디자인·예술 분야 7개, 금융·보험·경영·사무 분야와 기계·컴퓨터 분야가 각각 5개, 요리·미용 분야 4개, 보건·복지 분야와 상담 분야가 각각 3개 등이다. 과학커뮤니케이터 POP(Point of Purchase advertising·손글씨 광고)디자이너 체험학습강사 리폼디자이너 몰마스터 등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색 직업도 포함돼 있다.
4년의 경력 단절 후 독서지도사로 나선 주부 주은지 씨(가명·40)는 가정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책읽기, 토론하기, 글쓰기 등을 지도하고 있다. 한 달 수입은 250만 원 정도. 열심히 일하면 300만 원 이상을 벌어들이기도 한단다. 주 씨는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이면 적성에 잘 맞을 것”이라며 “교육자로서의 소명의식, 리더십 등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유희숙 씨(가명·40)는 평소 즐겨오던 취미생활을 직업으로 삼은 케이스. 3년 동안 건강을 위해 배워온 요가 자격증을 취득해 강사로 나선 것. 그는 현재 스포츠센터 회원들을 대상으로 오전에 두 타임, 오후에 한 타임, 하루 30분씩 요가를 지도하고 있다. 월수입은 90만 원 정도. 다른 곳에 출강할 때는 회당 3만 원을 받고 있다. 유 씨는 “자격증 취득비용이 부담스러웠지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크게 욕심 부리지 않고 꾸준히 한다면 평생 직업으로 할 만하다”고 말했다.
기계와 컴퓨터, 자동차 등에 흥미가 있다면 기계·컴퓨터 분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 분야에는 몰마스터, 웹디자이너·웹마스터, 자동차검사원, 천장크레인기사, 컴퓨터프로그래머 등의 직업이 선정됐다.
▲ ※자료=한국고용정보원(보다 상세한 정보는 한국고용정보원 홈페이지(www.keis.or.kr) ‘직업정보자료실’에서 확인 가능함) | ||
색상과 디자인 등에 감각이 있고 창의력이 뛰어난 주부라면 문학·디자인·예능 분야의 직업에 보전해볼 만하다. 공예가, 리폼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자유기고가, 플로리스트, POP디자이너 등이 해당된다.
강혜경 씨(가명·38)는 가구 리폼을 통해 평범한 주부에서 인기 블로거로, 나아가 ‘가구리포머’로 변신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오래된 가구를 페인팅하거나 원하는 그림을 넣어 다시 사용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가구 리폼에 재미를 붙이면서 문화센터, 여성회관 등에서 무료강의를 1년 정도 수강했다. 블로그에 올려놓은 작업 과정과 리폼 가구들이 인기를 끌면서 방송에 소개됐고 자연스럽게 가구리폼디자이너가 되었다고 한다.
잡지, 방송, 인테리어 공사 등 수입원은 다양한 편이다. 강 씨의 경우 육아로 인해 많은 일을 하지는 못한다고. 한 달 평균 100만~150만 원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다. 강 씨는 “가구 리폼이나 인테리어에 대한 소양이 쌓이면 가구회사나 인테리어 자재회사에 프로슈머로 일할 수 있으며 협찬 제품의 모니터링을 통해 월 15만~20만 원을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노동부 김태홍 고용평등정책관은 “여성들의 재취업 욕구가 매우 높아지고 있지만 경력 단절로 인해 노동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취업 관련 정보를 취득하고 목표를 정해 꾸준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