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대한 ‘불편한 진실’

한 사람이 70건 ‘소화불량’

	▲ 안양초등생피살 사건 수사 발표 모습.

경찰의 연이은 늑장, 부실수사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한 아파트 계단에서 여중생이 성추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신고를 받은 지구대가 상부에 사건을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평택에서는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신고 2개월 만에 비로소 경찰 조사를 받는 어이없는 일도 발생했다. 이처럼 경찰의 늑장 수사가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의 이진권 교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경찰의 극심한 인력난을 꼽았다. 그는 “보통 형사계 한 팀에 근무하는 인원이 6명 정도고 조사계에는 3~4명 정도의 인력밖에 없다”며 “한 사람이 맡는 사건이 60~70건인데 어떻게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도 “10년치 112신고를 분석해보면 신고는 3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인력과 순찰차 부분은 1배수 정도밖에 늘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일산 사건의 범인이 즉시 검거되고, 화성에 경찰서가 늘어난 바도 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신고를 은폐하지 말고 해결하려는 경찰의 노력과 상위 간부들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장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