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지진에 바뀌는 온라인 판도
다음은 지난 5월과 6월 사이에 일어난 아고라의 폭발적인 성장 덕분에 포털서비스 부동의 1위인 네이버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인터넷 전문 리서치 기관인 코리안 클릭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5월 사이에 다음은 순방문자수가 약 94만 명이 증가한 반면, 네이버는 31만 명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이들 포털의 뉴스 서비스인 미디어다음과 네이버뉴스를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차이는 더욱 극명해진다. 미디어다음의 경우 지난 3월 마지막 주 기준 약 6억 500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다가 불과 두 달 만에 10억 회로 늘어났다. 반면 네이버는 같은 기간 페이지뷰수가 7억 1000만 회에서 시작해 7억 6000만 회로 소폭 증가에 그쳤으며 4월 말을 기점으로 완전히 역전당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네티즌들은 네이버의 경우 의견 교류가 뉴스의 답글로 한정되는 데다가 소위 ‘알바’로 불리는 악성 네티즌들로 인해 일반 네티즌의 의견이 제대로 표현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아고라 서비스는 유저들의 추천을 받을 경우 베스트 글로 등록되어 장시간 유저들에게 보여지기 때문에 보다 원활한 의견 소통이 가능하다.
UCC 사이트 중에서는 단연 ‘아프리카’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아프리카는 유저들이 직접 방송을 실시간으로 중계할 수 있는 사이트다. 바로 이 실시간이라는 점이 이번 촛불집회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분석. 이곳에서 방송을 하는 네티즌들은 진보 성향의 인터넷 미디어인 ‘오마이TV’ ‘615TV’ 등과 진보논객 진중권의 진행으로 화제가 된 ‘진보신당 칼라TV’ 등을 중계하는 역할을 했다. 심지어 서울교통정보 시스템에 연결해 시위가 일어나는 지역의 CCTV를 보여주거나 마이크를 통해 현재 상황을 나름대로 중계하는 등 인터넷 게릴라 미디어 역할을 톡톡히 했다.이러한 BJ(broadcasting jackey)들의 활약에 힘입어 아프리카는 인터넷 순위 사이트인 랭키닷컴의 UCC 사이트 분야에서 판도라TV를 앞지르기도 했다. 특히 시위대가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며 시위가 치열했던 지난 5월 30일과 6월 1일 이틀 동안 무려 4400여 개의 방송방이 개설돼 233만 명이 다녀가는 등(아프리카 자체 집계) 기존 방송 미디어를 뺨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기존 1위 인터넷 업체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촛불집회가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동안 매체나 서비스에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던 유저들이 스스로 매체를 분별하고 선택하는 능동적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고 그에 맞는 능력도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 이에 대해 서울디지털대학교 이춘호 교수는 “웹 2.0 시대의 인터넷 미디어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며 “이를 포용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봉성창 경향게임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