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임직원 윤리행동강령’ 제13조의 2(퇴직자의 협력회사 취업 제한 등)를 보면 “임원 및 1(갑)·1(을) 직급 직원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협력회사에 취업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한수원 퇴직 바로 다음날 재취업한 간부는 무려 5명이나 된다. 또한 1개월 이내 재취업자는 7명, 2~3개월 이내는 4명으로, 퇴직 3개월 이내 재취업자는 76%에 달한다.
재취업하는데 가장 오랜 기간이 걸린 경우도 1년 5개월에 불과해 임직원 윤리행동강령의 ‘3년 규정‘에는 턱없이 짧은 기간이다. 따라서 사실상 임직원 윤리행동강령은 사문화된 조항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들 간부들이 재취업한 업체들의 지난 7년간 한수원의 용역수주 금액은 알려진 것만 해도 226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기술자문 등 전문성을 보고 한수원 1,2급 전 간부들을 영입했다고 하지만, 영업과 용역계약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업계의 속내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백재현 의원은 지적했습니다.
이에 한수원의 조석 사장은 지난 9월 26일 국민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통합경영관리모델’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고, 원전마피아 오명을 벗기 위한 인적쇄신방안으로 2직급 이상 퇴직자의 협력업체 재취업을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백재현 의원은 “여전한 재취업 관행은 원전마피아 및 원전비리근절을 바라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역행하는 꼴”이라며 “현재의 임직원 윤리행동강령은 법적 강제성이 전혀 없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협력업체 재취업 금지를 강령수준이 아닌 법령으로 명시할 수 있는 입법활동이 필요하다”며 “나아가 협력업체 뿐 아니라 유관 공기업으로의 재취업 또한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출처=백재현 의원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