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찝는 수’는 절묘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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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 흑1로 껴붙이고, 백2로 뛰어붙인 장면인데 국면은 흑이 조금 앞서 있다. 흑은 하변 백을 공격하면서 중앙을 도모하겠다는 것. 흑1 때 보통은 백A가 정수지만 지금은 조금 한가한 수. 그럴 여유가 별로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백2는 일단 기민한 반격. 백2 다음 흑A는 백B, 흑C에서 백D로 젖혀 이건 백의 주문이다. 그리고 백은 다음 아주 좋은 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2도> 실전진행. 흑1~5에서 백6으로 살짝 찝은 것이 흑의 의표를 찔렀다. 백6으로는 A로 끊어 잡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그건 흑6 때 백B가 불가피해 다음 흑C로 백이 별로라는 것.
백6 다음 흑D면 물론 백E, 오른쪽 흑 석 점이 걸린다. 백6 다음 흑E 쪽을 이으면 백D로 나간다. 이것도 흑이 곤란한 모습. 백6 다음 흑F라면 그때는 마음 놓고 백A로 끊어 잡는다.
<3도> 흑1로 그냥 이으면 이건 백2~4로 치고 이으면서 중앙을 돌파해 흑이 아주 망한 결과.
<4도> 실전진행. 흑1은 궁여지책. 백2로 단수치는 수순이 돌아와서는 백이 성공한 모습이고 이걸로 백은 대세를 바로 잡은 느낌인데, 흑5 막을 때 손을 돌려 백6 쪽을 내려선 것이 실착이었다. 백A로 젖혀나갈 자리. 흑9로 막히면서 <1도> 백2와 <2도> 백6의 선전이 본전치기에 그치고 말았다. 이 대국은 흑이 1집 반을 이겼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