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 1999년부터 현재까지 코레일이 도입한 전기동차 1398량을 모두 독점 공급했다. 1398량 가운데 현대로템이 다른 업체와 경쟁해 계약을 딴 것은 152량에 불과했다. 계약금액으로는 1조 4000억여 원 상당이다.
이노근 의원은 지난 1999년 이전까지는 대우중공업, 현대정공, 한진중공업 등 3개 업체의 경쟁체제가 일반화돼 가격이 안정됐지만, 3사가 통합돼 현대로템이 출현한 이후 장기간 독점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찰방법은 국제입찰로 정해져 있으나, 외국기업 참여 실적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999년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열차 구입도 현대로템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서울시는 열차 881량 가운데 756량(86%), 7400억여 원 상당을 현대로템에서 구입했다. 인천시와 부산시는 각각 74량과 178량을 모두 현대로템에서 들여왔다.
반면 대구시는 도시철도 2호선만 현대로템과 계약하고, 1호선과 3호선은 각각 독일 지멘스와 일본 히타치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이 의원은 “장기간 독점으로 많은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레일은 원가 절감뿐만 아니라 현대로템의 잦은 부품 하자 등을 고려해 국민의 부담을 줄이고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국제입찰 경쟁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도 최근 지하철 2호선 200량 구입을 국제입찰 방식으로 실시할 것을 발표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 분석 결과 서울시가 경쟁 입찰을 하게 되면 오는 2020년까지 161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이 나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