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커서 맞는 ‘사랑의 매’ 이상야릇
▲ 사진제공=heymannews.com | ||
문제는 일부이긴 하나 성적인 유희가 아닌 아르바이트로 이러한 일을 하는 여성들이 있다는 것이고 남성들도 자신의 억눌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스팽킹이라는 형식을 빌어 여성을 사실상 ‘폭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요지경 세상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스팽킹의 세계를 집중 취재했다.
‘연고 발라줄 때 사랑 느껴’
현재 스팽킹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은밀히 확산되고 있다. 취재결과 일부 카페의 경우에는 회원수만 수천 명이 넘어서면서 그들만의 은어를 사용하며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남녀 상대를 찾고 있었다.
보통 일반적으로 SM을 즐기는 사람들은 네 가지 종류로 나뉜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조합’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권력을 가진 지배자는 ‘돔’(Dominance), 그런 지배자에게 복종하는 사람은 ‘섭’(Submission)이라고 하고 남자는 ‘멜’(Male), 여자는 ‘펨’(Female)으로 불린다. 따라서 이 각각의 취향에 따라 남자 지배자는 ‘멜돔’, 여자 지배자는 ‘펨돔’, 남자 피지배자는 ‘멜섭’, 여자 피지배자는 ‘펨섭’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들 각자의 성적 정체성은 매우 분명하고 확고해서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에겐 자신의 상대가 될 만한 적절한 사람이 필요하다. 물론 그 상대방 역시 그 역할 자체가 자신의 성적 취향에 맞기 때문에 충분히 ‘윈-윈’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반면 예외도 있는데 이는 양쪽의 성향 모두를 다 할 수 있는 부류로 보통 스위치(Switch)라고 불린다. SM취향이 전혀 아닌 사람들은 ‘바닐라’라고 부른다. 달기만 했지 독특한 개성이 없는 바닐라와 비슷하다고 해서 이렇게 부르게 됐다고 한다.
파트너를 찾기 위한 이들의 간절한 소망은 인터넷의 게시판을 통해서 표출된다.
“멜섭 하실 분 있으면 연락주세요. 장난은 사절하고 진심으로 하실 분을 원합니다. 저는 주로 엉덩이를 때립니다. 혹시라도 다른 부위에 쾌감을 느끼는 분들은 말씀해주시면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초리의 종류는 제가 즐겨쓰는 걸로 할 거구요, 상처 안 남는 새로운 제품이니 부담 없으실 겁니다. 장난은 절대 사절입니다.”(네티즌 H)
“멜돔 구합니다. 저는 신촌 쪽에 살구요, 장소는 어디든지 OK입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분이면 좋겠습니다. 강도나 수위는 서로 합의해서 정했으면 합니다. 저는 스팽킹을 진심으로 대하는 여성입니다. 그건 폭력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쯤은 아시는 분이 연락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네티즌 K)
사실 일반인들의 눈에는 이들의 행태가 ‘변태’나 ‘미친 짓’쯤으로 보이겠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위의 한 네티즌의 말처럼 ‘사랑’이라고 표현된다.
이 카페에서는 각자의 스팽킹 경험담도 오가고 있다. 다음은 한 스팽킹 마니아가 올린 글이다.
일본 노하우 습득 여행
이러한 SM 혹은 스팽킹 마니아들은 한국만을 무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성적 취향에 대해 우리보다는 관대한 일본 등으로 관광여행을 떠나기도 한다는 것. 이들은 현지 잡지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스킬이나 노하우를 배울 뿐만 아니라 돌아올 때는 관련 물품은 물론 각종 DVD 등을 한아름 사가지고 온다고 한다. 일본어를 못하는 사람은 유학생들을 가이드로 쓰기도 하는데 유학생 가이드 역시 SM 성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을 섭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야만 서로 민망하지 않게 관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들 모두가 성인이고 타인들에게 특별한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굳이 그들을 제재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비록 변태적인 행위이긴 하지만 각자의 ‘성적 취향’을 찾아가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미성년자들이 이러한 행위를 흉내내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것이 폭력적 성향으로 발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물론 카페에서는 철저히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고 성인에 한해 회원을 가입시키지만 인터넷에 능한 청소년들은 그 정도의 제재쯤은 손쉽게 뛰어넘는다고 한다. 이들은 심지어 SM에 롤리타 성향을 가진 남성이나 여성을 대상으로 글을 쓰고 이를 통해서 돈을 벌려는 의도를 서슴지 않고 드러낸다고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일부 생활고에 찌들린 여성들은 아르바이트를 위해 이 일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일일수록 수입이 상당히 세기 때문에 이 일을 선호하는 여성도 있다고 한다. 이들 여성들이 한 번 ‘일’을 치르고 손에 쥐는 돈은 수십만 원선. 특별한 노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모텔에서 한 시간 정도만 함께 있으면서 ‘맞아주면’ 된다는 점에서 일부 여성들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는 직접적인 행위만 없을 뿐이지 성매매와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SM 취향이 전혀 없는 여성의 경우에는 처음 시도를 해봤다가 나중에는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하는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기’ 때문이라고. 이런 여성은 얼마 안가 다른 일을 찾게 되지만 청소년의 경우는 다르다고 한다. 돈을 벌 수 있는 창구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수입이 보장되는 이러한 ‘스팽킹 아르바이트’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이러한 청소년들 중 일부는 스팽킹의 또 하나의 줄기라 할 수 있는 ‘노예 취향’도 보인다. 이와 관련된 카페도 운영진이 대부분 청소년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서로간의 노예가 되어주면서 때로는 폭력을 행사하고 때로는 어른들의 흉내를 내면서 자신들만의 ‘어두운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수행일기’라는 것을 쓰면서 철저하게 스스로 노예화되는 길을 가기도 한다. ‘오늘은 주인님에게 10대를 맞았다’ ‘거시기를 고문받았지만 존경하는 마음으로 참았다’는 등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행위들을 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SM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성적 취향’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른 의견을 보이는 전문가들도 없진 않았지만 이들의 상태를 일종의 ‘정신병’으로 진단했다. 사디즘은 성격 장애의 일종이고 마조히즘은 성(性) 장애의 하나라는 것. 또한 유년 시절에 사랑을 받지 못했거나 때로 큰 충격을 받은 경우에 성관념 역시 이런 식으로 왜곡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을 밝혔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SM이나 스팽킹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고, 특히 미성년자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불법·변태적인 행위가 자행되고 있지만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당 포털 사이트나 정부 당국의 적절한 대응조치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구성모 헤이맨뉴스 대표 heymantoday@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