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모뉴엘에 총 90억 원 규모의 보증서를 발급해줬다.
서울보증은 지난 2012년 모뉴엘이 제주도로 이전한다는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50억 원 한도의 ‘유치보조금 반환지급 보증서’를 발급했다. 또한 모뉴엘이 이동통신대리점을 운영하며 물품 매입 대금에 대해 30억 원가량을, 모뉴엘과 거래하던 시스템 납품업체 물품 대금과 관련해서도 14억 원가량의 보증서를 발급했다.
이어 기보는 지난 2008년부터 모뉴엘에 일반 대출보증과 매출채권에 대해 12억 원가량의 보증서를 발급했고, 해마다 보증 기한을 연장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개로 모뉴엘의 은행권 여신은 6700억 원에 이른다. 기업은행이 1508억 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은 1253억 원, 수출입은행 1135억 원, 외환은행 1098억 원, 국민은행 760억 원, 농협 753억 원 등이다. 이중 담보 여신은 3860억 원,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도 2908억 원이나 된다.
모뉴엘은 로봇청소기를 비롯해 PC, 생활가전 전반에 걸쳐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지난해 매출 1조 2737억 원, 영업이익 1100억 원, 유동자산만 3591억 원에 달하는 건실한 업체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모뉴엘은 실제로는 채권 만기가 돌아오면 실제보다 부풀린 가짜 서류로 또 다른 가공매출을 만들어 채권을 막는 등 일종의 ‘돌려막기’식 결제를 해온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되며, 검찰과 금융당국이 불법대출과 대출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번 모뉴엘 사태는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문제로 거론됐다.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은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국감에서 “모뉴엘에 대한 여신 심사가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이 있었기 때문에 대출할 때 이를 중요하게 여겼다. 재무 부문을 보는 데는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강기정 의원의 “기업은행도 무보 보증서만 보고 대출했느냐”는 질문에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을 통해 확인했고, 자산 3500억 원의 외부감사법인이고, 외감법인 매출은 회계법인이 확인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한 최수현 금감원장도 “모뉴엘 사태는 무보 보증을 믿고 금융사들이 여신 심사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점, 모뉴엘 수출거래방식 특성상 물품이 제대로 갔는지, 관련 서류가 위장되지 않았는지 검증하기 힘든 것 등이 원인”이라며 “현재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역시 “일단 금감원 조사 결과를 기다린 후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