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혹독한 밤을 지새야 온다
그렇다면 2009년 기축년의 국운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 한 해도 그다지 좋지 않다”고 보는 역술인들이 많았다. 특히 상당수의 역술인들은 “국운은 대통령의 사주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중반기까지는 극심한 혼란과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남덕역학연구원의 남덕 원장은 “어두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비관론을 내놨다. 남 원장은 “2009년은 모든 게 순행하지 못하고 역행하는 해로 올해도 우리 국민들은 적잖은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 원장은 “정치인들이 심각한 도덕적 불감증에 걸려있어 정치는 중심을 못 잡는 건 물론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허우적거릴 상이고 기득권층도 한층 약해질 운”이라고 말했다. 특히 남 원장은 “이 대통령의 운도 그다지 좋지 않아 2009년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 같다”라고 예측했다.
남 원장은 “이 대통령은 정치에 마음의 문을 닫은 국민과의 소통이 절실한데 불 속에 기름을 끼얹는 식의 언행은 절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유화정 철학원의 유화정 원장 역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 원장은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점차 강해지는 양상을 보일 것이다. 임기말년으로 갈수록 강한 기운이 솟아나는 형국이다”면서 “처음에는 이리저리 휘둘리는 양상이 보일 수도 있지만 ‘한다면 한다’는 이 대통령 스타일로 볼 때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한 권한 행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09년에도 정치권에서는 적잖은 갈등과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 유 원장은 야당 쪽에서는 무조건적인 비난과 견제보다는 사안에 따라서 협조하는 융통성을 보여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주닷컴아카데미 노해정 대표는 비관론을 전했다. 노 대표는 “기축년의 국운은 ‘화개(화려함이 덮임)’다. 사회 전반적으로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범국민적인 단합이 절실히 필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노 대표는 경제적으로도 소비가 더 위축돼 IMF를 방불케하는 위기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2009년의 위기는 거시적으로 볼 때 국가의 발전을 위해하거나 전체적인 국운을 흔들어 놓을 정도의 절대시련은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난강학회 서정길 회장은 이례적으로 기축년 국운에 대해 낙관적인 의견을 보였다. 서 회장은 “올해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적으로 어둡고 침체돼 있었지만 12월을 기점으로 최악의 위기는 일단 넘겼다. 2009년부터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의 가시적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 회장은 특히 경제 낙관론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서 회장은 “‘내년에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국민들의 불안감이 팽배하지만 의외로 경기가 빨리 살아날 것이다. 이 대통령은 공약대로 ‘경제살리기’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경제 부문에 대해 유화정 원장은 “2009년 증시는 왕창 오르거나 왕창 떨어지는 식의 이른바 널뛰기와 같은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점은 1300~1400선, 저점은 950선 전후를 왔다갔다 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특히 재테크에서는 ‘정직’과 ‘성실’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증시와 무관하게 기축년은 개인이 투기에 손을 대면 무조건 망할 확률이 높다. 전문가가 아닌 이들은 펀드와 주식, 투기를 무조건 삼가야 한다. 특히 기축년은 소의 해인 만큼 노름이나 도박 등 사행성 오락은 절대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남덕 원장은 경제도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남 원장은 “한동안 꽁꽁 얼어붙는다. 특히 전자 자동차 철강 부문이 더 어려워져 관련 업체에서는 엄청난 재고가 쌓이고 주식도 추락할 것이다. 이는 11월이 지나야 어느 정도 풀릴 것”이라면서 “따라서 올해는 개인들은 별 수를 다 써도 주식투자 등으로 재미를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경기를 살리기 위해 규제를 너무 풀 경우 나중에 더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면서 규제 완화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역술가들이 본 2009 기축년 국운 | ||
하지만 서정길 회장의 의견은 다르다. 서 회장은 4월을 1차적인 반등 시기로 예고하고 있다. “4월 이후를 기점으로 서민경제가 서서히 살아나고 무역이 활성화되는 등 경제적으로 고무적인 조짐이 나타난다. 이러한 경제안정을 바탕으로 이 대통령의 일그러진 명예와 신뢰도도 서서히 회복되며 기운도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서 회장은 “당장 주식시장이 반등하지는 않겠지만 일단 저점은 찍었다. 이명박 정권이 마무리되는 4년 후에는 주식이 3500선까지 갈 것이다. 또 2009년 6월경부터는 꽁꽁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도 서서히 살아날 것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 말이 되면 오히려 부동산 투기 문제가 또다시 사회문제로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회전반적인 분위기와 사건사고, 대북관계에 대해서도 역술인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특히 많은 역술인들이 “북한은 그 어느때보다 힘든 상황이 될 것이며 북한 주민들은 더욱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정길 회장은 “북한과의 관계에는 어느 때보다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내년 3월경 동쪽(강원도)에서 북한의 도발이나 위협이 있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유화정 원장은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실상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한 뒤 “이 대통령은 관상적으로 봤을 때 욕심이 많다. ‘내 국민부터 살리고 봐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어 맹목적인 퍼주기는 하지 않고 명분쌓기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특히 북미관계와 관련, 유 원장은 “오바마 당선자는 경제적 손익을 철저하게 따지는 관상으로 북한이 어설프게 벼랑끝 전술을 보였다가는 국물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남덕 원장은 “북미 간 빅딜 가능성이 있어 북미관계의 개선이 예측되는 바, 남한이 홀로 고립되지 않도록 남북관계를 재조정, 새로운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노해정 대표는 “북한 주민들의 삶이 말할 수 없이 비참해질 것이다.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는 어려운 대신 한·중, 한·일 관계는 괜찮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연재해 및 사건사고와 관련해서 서정길 회장은 “물에 의한 피해가 우려되는데 특히 10월경 수해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유화정 원장은 “산사태와 홍수, 붕괴 사고가 우려된다. 철저한 사전점검을 통해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해정 대표는 “예측불허의 이상기후가 많이 발생할 것이다. 침수피해가 우려되고 한편으로 불조심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회규범에 반하는 강력범죄가 유독 많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남덕 원장은 “자연재해보다 무서운 것은 인재”라며 “민심이 흉흉한 만큼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는 엽기적인 사건사고와 강력범죄들이 터질 것이다. 특히 사이비종교도 난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은 기축년 한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역술인들은 ‘인내’와 ‘단합’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 노해정 대표는 “한국인들은 위기 상황이 닥치면 더 강해진다. 2009년과 20010년을 전후한 위기는 우리 국민들에게 새로운 채찍과 자극제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거시적으로 볼 때 2009년의 위기는 특유의 국민성으로 슬기롭게 극복할 경우 한층 더 멀리 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