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모뉴엘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 해외도피 재산이 처음 발표한 446억 원보다 89억 원 늘어난 535억 원으로 밝혀졌다고 7일 밝혔다.
이에 서울세관은 모뉴엘이 관세법을 위반하고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전날 검찰로 송치했다.
세관 관계자는 “조사 결과 모뉴엘이 홍콩에 있는 브로커에게 로비자금을 송금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며 “검찰에 계좌 추적 결과물이 보낸 만큼 모뉴엘의 배임 및 횡령,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세관은 3조 원대 제품을 허위수출한 혐의 등으로 박홍석 모뉴엘 대표(52) 등 3명을 구속했다.
박 대표 등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3330차례에 걸쳐 홈씨어터(HT) PC 120만 대를 정상제품인 것처럼 허위수출하고,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빼돌린 자금은 박 대표가 브로커 로비자금, 주택구매, 도박, 연예기획사 투자, 개인채무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범죄에 가담한 모뉴엘 자금팀장 등 1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불구속 입건된 피의자 중에는 KT 계열사인 네트워크 장비업체 KT ENS 직원도 포함됐다. KT ENS가 모뉴엘에서 제품을 받아 수출채권을 발행하는 등 KT ENS와 모뉴엘 사이의 상당수 거래에서 사전 공모한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한편 모뉴엘은 지난 10월 20일 수업지법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 10여 곳에 6745억 원을 상환하지 않은 상태다.
무역보험공사는 은행권 대출 3256억 원을 보증해줬다가 돈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또한 신용대출 잔액이 1135억 원으로 가장 많은 수출입은행은 100% 신용으로 대출해준 탓에 은행들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도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또 다른 국책은행과 외환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도 부실대출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