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얼마나 불행한지 우리만 몰라 씁쓸”
이 조사에서는 12~17세 아동 3.6%가 지난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 중 25.9%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유니세프의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를 모델로 측정한 아동 행복지수에서도 수년째 OECD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역시 이번 조사에 처음 포함된 ‘아동결핍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54.8%를 기록,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결핍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높은 헝가리(31.9%)와도 큰 차이가 있었다.
유니세프가 개발한 도구인 아동결핍지수는 ‘하루 세끼 섭취’ ‘교과서 이외 도서 보유’ ‘소풍, 수학여행 등 학교 이벤트 참가’ 등 14개 항목 가운데 2개 이상의 항목에 ‘아니오’라고 답변한 아동의 수치를 측정한 것이다. 따라서 결핍지수가 높을수록 기본조건에 대한 아동의 결여수준이 높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아동의 경우 음악, 스포츠, 동아리 활동 등 ‘정기적 취미활동’을 비롯해 대체로 여가활동 관련 항목에서 결여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아동의 스트레스와 우울 수준도 직전 조사인 2008년보다 높아졌다. 9∼11세 아동의 스트레스 수치는 2.02(4점 만점), 12∼17세는 2.16으로 5년 전의 1.82, 2.14보다 상승했다. 아동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은 숙제, 시험, 성적 등 학업과 관련된 항목이었다. 다만 소득별로 스트레스 요인에도 차이가 있어 일반가구의 아동이 학업, 교육을 주요인으로 꼽은 반면 빈곤가구 아동은 돈, 부모와의 갈등, 열등감, 외모 등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전체 아동의 8%, 빈곤가구 아동의 42.2%는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먹을 것을 살 돈이 없는 ‘식품 빈곤’ 상태를 경험했으며 이 중 각각 9.3%, 46.6%가 이로 인한 영양섭취 부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한국 아동들의 삶의 만족도 소식을 접한 트위터리안들의 반응은 ‘참담’과 ‘미안’으로 요약될 수 있다.
“슬픈 나라다”(21gr****) “얘들아, 미안하다”(zaro***) “어떻게 된 게 이 나라는 꼬맹이들도 살기가 힘들대”(Emt****)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 아이들이 자살하는 나라, 나라를 지키려 군대에 입대한 아이들이 군대에서 맞아 죽는 나라, 살라달라고 애원해도 모른 척하는 현 대한민국”(Schi****)
hy2o****는 “나쁜 건 다 1등, 좋은 건 다 꼴등. 우리가 얼마나 불행한지. 우리만 몰라”라며 우리가 처한 현실을 심각하게 바라볼 것을 요구했다. atho****는 “노인 빈곤율 OECD 1위, 아동 삶 만족도 역시 뒤에서 1위 그것도 압도적으로”이라고 했고 flyi****는 “청소년 자살률 OECD 1위인 것과 일맥상통하는 듯”이라며 아동의 문제가 바로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지적했다. 또 hist****는 “한국어에서 가장 무서운 말은 ‘이게 다 너를 위해서야’인지도 모른다. 한국인들은 평생 수시로 이 말을 들으면서 자라고 늙어, 자살률 세계 1위 노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gadd****는 “오늘의 불행함도 문제지만 미래의 경쟁력 상실도 큰 문제. 생각할 줄 모르는 아이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어른들이 각성했으면”이라고 이 땅의 미래를 걱정하기도 했다.
사실 아이들의 불행은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다.
“애나 어른이나”(lyin****) “아이들도 살기 힘들고 어른들도 살기 힘들다. 자살하지 않고 겨우 노년에 이르면 스스로 노예가 된다. 삶이 왜 이러냐?”(pari****) “아이들의 행복지수만 꼴찌일까? 비정규직의 나라에서 행복이 존재할까?”(ybh6****)
한편 fall****는 “경남지사는 자기 어렸을 때 수돗물 먹고 공부했으니 경남도 어린애들도 점심 굶고 수돗물 마시고 공부하라는 소리 같아요. 너무 큰 시대적 사고의 차이를 보이는 것 같아”라며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무상급식 문제와 연결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