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은 11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대한스키협회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제20대 회장선거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이날 총회에는 재적 대의원 18명 가운데 출석한 17명이 전원 만장일치로 신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대한스키협회장의 임기는 오는 2016년 말까지다.
대한스키협회장은 지난해 11월 전임 회장이었던 윤석민 SBS미디어홀딩스 부회장이 사퇴한 이후 1년여 동안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공석이었다. 윤석민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제19대 협회장으로 선출됐지만,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한체육회의 행정에 불만을 갖고 취임 7개월 만인 지난 11월 1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소치 동계올림픽은 관례상 스키협회장이 선수단장을 맡을 차례였는데, 체육회에서는 김재열 빙상연맹회장을 선임했던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후 지난해 12월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지용 협회 이사가 후임 회장직을 맡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등록 절차에서 실수로 선거가 미뤄졌고, 김 이사는 출마 의사를 철회했다.
대한스키협회는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다가 지난 1월 대한체육회 관리 단체로 지정됐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신 회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대의원총회 이후 진행된 취임식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키종목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스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올림픽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스키 대중화를 앞장서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98개의 금메달 중 49개가 스키 종목에서 나왔을 만큼, 동계 스포츠에서 스키 종목의 비중이 높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한 차례도 스키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신 회장은 회장 취임 기간 동안 연간 10억 원 이상을 협회에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회장은 지난 1988년 롯데에 입사해 주요 요직을 거친 뒤 지난 2011년 롯데그룹 회장에 취임, 한국 쪽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 회장은 대학시절부터 스키를 즐기며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한스키협회와는 그동안 특별한 인연은 없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