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상가건물 통째 차지” 부글부글
순복음중동교회가 아파트단지 상가 건물 전체를 교회 건물로 사용해 주민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또 인근 부지까지 매입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고성준 인턴기자
순복음중동교회는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얼마 전까지 ‘여의도순복음중동교회’였지만 지난 2010년 제자교회로 독립하며 순복음중동교회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여전히 교회 홈페이지 등에는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소개가 나오고, 주일에는 조 목사의 설교를 위성을 통해 중계하면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런데 해당 교회 주변 아파트 단지에는 몇 년 전부터 ‘주민불편 초래하고 기만한 순복음교회는 당장 이전하라’ ‘17년간 상업용지를 종교시설로 불법 사용한 순복음교회는 중3동을 떠나라’ 등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조직한 인근 주민들은 교회가 오랜 기간 상가건물을 차지해 주민들의 편의와 재산권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건물을 아예 ‘종교건물’로 용도를 추가하려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해당 교회 건물의 이름은 ‘주공프라자’다. 주공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상가건물인 셈이다. 교회는 주공프라자 지하 4층에 지상 5층의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었다.
교회는 지난 1997년 8월 주공프라자 5층에 처음 입주했다. 당시에는 교회가 5층만을 사용하고, 다른 층에는 음식점이나 상점들이 입주해 있었다. 그런데 교회가 4층부터 차근차근 매입하기 시작하더니 지난 2004년 결국 주공프라자 전체 건물을 소유하게 됐다.
주공프라자는 애초 상가건물이었기 때문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판매시설·업무시설·운동시설·근린생활시설·교육연구 및 복지시설’의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교회가 종교 목적으로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부천시에 적발돼 수년째 강제이행금을 납부하기도 했다. 그러자 교회 측에서 해당 부지에 종교시설 용도를 추가하려 한다는 것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 A 씨는 “순복음중동교회는 상가건물인 주공프라자를 종교시설로 이용하면서 매년 1억여 원의 강제이행금을 부천시에 납부하고 있다”며 “이에 교회가 부천시에 해당 부지를 종교시설 용도를 추가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교회 측은 종교시설로 용도를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상가시설 용도에 종교시설 용도를 ‘추가’하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 씨는 “종교시설로 용도를 변경하게 되면, 다른 용도로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땅값이 떨어진다”며 “이를 막기 위해 변경이 아닌 종교시설 용도를 추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주민들은 교회가 아파트 상가건물을 차지하면서 주변 상권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다른 주민 B 씨는 “집 근처에서 뭘 먹거나 사려해도 대로를 건너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변에 편의시설이 없다보니 주변에 비해 집값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교통 문제도 지적됐다. 주일이나 수요일 등에는 교인들을 태우고 온 수십 대의 교구버스가 대로변에 주차하고 있어 교통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회 측은 부천·인천 등으로 운행하는 교구버스 23대를 운영하고 있었다. 주말 예배가 끝나는 시간마다 대로변에는 10여 대의 버스가 줄줄이 주차해 신도들을 태우고 있었다.
주민들은 교회 측의 용도 추가 움직임은 부천시의 비호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천시장 등 정치인들이 표를 위해 교회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부천시의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순복음중동교회 부지에 대한 종교시설 용도 추가’ 안건을 위해 위원회를 개최하고, 단독으로 상정해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승인 조건은 주차구역 추가 확보와 소음 저감 대책 수립, 인근 주민과 상생 방안 제시 등이었다.
부천시청 관계자는 “3년간 조건부 승인이지만 3년 후 다시 심의해서 최종 승인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교회가 시에서 제시한 조건을 심각하게 지키지 않으면 다시 안건을 상정해 논의할 수는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다시 논의하지 않는다. 사실상 용도가 추가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교회 관계자 역시 “현재 종교시설 용도 추가 등록 작업을 위해 용역사를 선정해 진행 중이다”라며 “오는 3월 전에 마무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화해를 위한 중재를 진행했지만 일부만 이뤄지고, 일부는 이뤄지지 않았다. 시의 조건부 승인에 맞춰 예배가 없는 날은 인근 주민들에게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는 등 상생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주민들과 만나 논의를 통해 화해 분위기를 조성해 잘 지내는 것이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앞서의 주민 A 씨는 “우리 주민들 입장은 순복음중동교회가 다른 곳으로 옮겨 떠나는 것”이라며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주민들은 다들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다. 이에 시청과 교회를 상대로 시위를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 한때 주변 부지 매입 시도 건물 셋 부지 합쳐 대형화 목적? 중동교회가 현 교회건물을 중심으로 주변 일대 부지를 매입해 서초동의 ‘사랑의교회’ 등처럼 대형 교회건물을 지으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교회 건물과 주차장 부지 옆에는 대형 종합전자 전문매장이 들어서있다. 이어 그 옆으로는 웨딩홀 건물이 있다. 그런데 웨딩홀이 입주해 있는 건물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소유자가 ‘학교법인 한세대학교’로 돼있다. 한세대학교는 해당 건물과 토지를 지난 2009년 8월 95억 5000만 원에 매입한 것으로 나와 있다. 한세대는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 씨가 총장을 맡고 있고, 장희열 순복음부평교회 목사가 이사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한세대는 지난 2013년 5월 웨딩홀 건물을 증축하면서 의원과 조산원이 입주할 수 있도록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를 변경한 상태다. 이에 주민들은 “순복음중동교회가 대형 종합전자 전문매장 부지까지 매입해 교회부터 웨딩홀까지 이어지는 부지에 대형교회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발했다. 실제 교회 측에서는 몇 년 전 대형 종합전자 전문매장 부지를 매입하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교회 관계자는 “웨딩홀 건물은 순복음중동교회와는 전혀 상관없다. 아예 법인 자체가 다르지 않냐”며 “한세대 고유 자산인 만큼 우리가 이용하거나 빌려 쓸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이번 용도 추가 승인을 받을 때 증축 허가는 제외가 됐다. 따라서 건물을 새로 지을 수는 없다”며 “용도 추가 작업이 마무리되면 현재 교회 건물의 리모델링만 조금 이뤄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