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린 권순호(47·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요신문DB
권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심문부터 마라톤 검토를 끝낸 뒤 12일 새벽 “혐의내용이 범죄성립 다툴 여지가 있다”면서 “증거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음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는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지난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우 전 수석에 대해 1차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당시 오민석(48·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가 내세운 기각 사유와 유사한 맥락이다.
권 부장판사는 이번 국정농단 의혹 사건과 관련해 ‘비선진료’ 방조와 차명폰 제공 등의 혐의를 받은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의 구속 여부를 심사했다가 특검의 영장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당시 권 부장판사는 “영장 청구 범죄사실과 그에 관해 이미 확보된 증거, 피의자의 주거, 직업 및 연락처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권 부장판사는 공군 법무관을 마치고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권 판사는 서울중앙지법, 대구지법, 서울고법, 창원지법, 수원지법 등을 거쳤고 지난 2월 법원 정기인사 당시 서울중앙지법으로 발령받았다. 권 판사는 법원행정처 국제심의관과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내는 등 대법원 근무 경력이 많으며 지난 2013년과 2016년에는 지방변호사회가 뽑은 우수 법관으로 꼽히기도 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