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592억 원대 뇌물 수수 혐의 등에 대한 첫 정식재판이 열린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로 돌아가기 위해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지난 25일 청와대가 발표한 ‘대통령 비서실 특수활동비 관련 브리핑’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해 대통령 비서실의 특수활동비 및 특정업무경비는 총 161억 원이었다. 그러나 5월 현재 남아있는 잔액은 126억 6700만 원으로 약 35억의 차액이 발생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9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정지 된 이후 지난 3월 12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이 결정되기까지 약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해당 금액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올해 특수활동비에서 사라진 35억 원이 박 전 대통령의 직무정지 기간인 70일 동안 쓰였다고 추정하면 이틀에 1억, 하루에 5천만 원 남짓한 금액이 사용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직무정지된 상태에서 집행된 청와대 특수활동비에 대해 내역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상태에서도 특수활동비 30억여 원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 대통령 없는 청와대가 특수활동비를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나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뜻한다. 사용처를 명시하지 않아도 되는 불투명한 예산이기 때문에 그간 사용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정부의 총 특수활동비는 8870억 원으로 국정원에서 4860억 원, 국방부 1783억 원, 경찰청 1298억 원, 법무부 285억 원, 청와대 265억 원이 쓰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공식행사를 제외한 대통령의 가족 식사와 사적 비품 구매비용에 대한 국가 예산 지원을 전면 중단하고 사비로 결제토록 지시하며 ‘셀프 삭감’에 나섰다.
더불어 청와대 특수활동비 등 53억 원을 청년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에 활용하도록 지시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