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 비용에 회삿돈을 끌어다 쓴 혐의로 19일 오전 경찰청에 소환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이종현 기자
조양호 회장은 19일 오전 10시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조양호 회장은 ‘공사비용을 빼돌린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 직접 지시했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만 답변하고 조사실로 이동했다.
앞서 경찰은 조양호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지난달 24일과 25일 각각 소환을 통보했지만, 조 회장 측은 건강상 이유로 출석 날짜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조양호 회장 일가는 지난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자택의 인테리어 공사 비용 상당액을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영종도 그랜드하얏트 인천 호텔 신축 공사비에서 빼돌려 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양호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이사장이 자택 공사에 끌어다 쓴 계열사 자금규모가 약 3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조양호 회장이 계열사를 동원해 자택 공사비를 호텔 공사비용으로 충당한 정황을 잡고 관련 증거와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조양호 회장을 상대로 회삿돈으로 자택 공사대금을 지출한 사실을 인지했는지, 직접 자금 유용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있는지, 비슷한 수법으로 계열사 돈을 추가 유용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조양호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